문학적 사색을 잉태하게 하는 것은 허심(虛心)과 고요함이다.
이러한 허심과 고요함의 성취는
마음속을 깨끗이 하는 것과 정신을 맑게 하는 일을 필요로 한다.
또한 인간은 학식을 축적함으로써 보물을 저장해야 하고
사물의 이치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재능과 학문을 풍부하게 해야 하며,
경험을 연구함으로써 철저한 관찰을 수행해야 하고,
그것들을 문학적 사색에 잘 조화시킴으로써 아름다운 언어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런 다음에라야 비로소 그는 자신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그 신묘한 영감에 위탁함으로써 성률(聲律)에 조화되도록 글을 쓸 수 있게 되며,
또한 자신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견줄 것이 없을 만큼의 독특한 견해를 지닌 장인(匠人)으로 하여금
자신의 직관적 통찰력과 조화될 수 있도록 도끼를 휘두를 수 있게 된다.
 

                                 --<문심조룡> 유협 지음, 최동호 역편, 2005년, 민음사 刊


컴퓨터가 고장 나 수리를 한다고 했는데
어찌된 셈인지 딱 5분(에서 7분)만 연결된다.(그것도 2,3일 전부터)
덕분에 한 2주간 알라딘 책도 장난감(!) 쇼핑도 올스톱이었다.
5분 동안 미친듯이 읽어야 하는 글이 특별히 있을 리 없으며
또 5분 동안 급히 써제껴야 할 만큼 절박한 글이 있을 리 없다.
5분 안에 미친듯이 장바구니에 넣어야 할 상품도 없다.

올해 들어 짬짬이 읽고 있는  <문심조룡>을 오늘 낮에도  몇 장 읽는데(제26장 神思 편)
이건 뭐 창작론 중 거의 총론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베껴 쓰고 싶다.
꾀를 내어 '한글 2005'로 써서 바탕화면에 저장하고
긁어서 급히 페이퍼로 올린다.

덧붙이는 글도 5분 안에 마쳐야 해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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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7-03-2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분만 연결되는 컴퓨터라니..참...
로드무비님 쇼핑 그만 하시고 책 좀 많이 보라는 심오한 뜻일까요? ^^

비로그인 2007-03-27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분 안에"...그랬군요. 요즘 로드님의 글이 안보여서 섭섭했는데. 그런 이유가.
그런데 왜인지, 세상에 5분밖에 남지 않은 심정으로 무언가를 해치우는 기분은 -
근사할 것 같다는 생각과 가슴이 계속 두근두근거립니다.
그러니까, 로드님의 불행이 저에게 교훈이 되었다는...이제 귀찮은 일을 할 때마다
"5분 안에 해치우자 !" 라고 마음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빨리 컴이 정상화되어 로드님의 글을 만나고 싶습니다. (웃음)

로드무비 2007-03-27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SHIN 님, 스위치까지 모두 껐다가 켜야 다시 연결되니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님의 '5분' 해석이 근사하군요.
이제 방법을 알았으니 리뷰나 페이퍼 써서 저장해놨다가
올릴게요.^^

블루 님, 하하, 겸손한 저도 그런 메시지로 받아들였는데.( '')
그런데 내가 뭘 그리 많이 샀다고. 징징.

Mephistopheles 2007-03-27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퓨터가 공중전화기도 아니고..^^

히피드림~ 2007-03-28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일이 있었군요.
소개해주신 책은 어떤 책인지 구경하고 왔슴다.
아주 옛날 책이라 깜딱 놀랐어요 ^^;;

비로그인 2007-03-28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벽에 걸어져 있는 화이트보드에 "5분 안에!"라고 써놓았더니 뭔가 근사해진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제한 시간을 두니 집중력이 평소보다 2,3배 높아진 것 같은.(웃음)
그래도 역시 우주 최강 게으름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습니다만...(긁적)

로드무비 2007-03-28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쓰다 두 번 날렸어요.(어제와 오늘)
5분 안에 쓰지 못하여.ㅎㅎ
<문심조룡> 옮겨 적고 싶은 구절이 많네요.
말 걸어주신 님들 반가워유.^^

2007-03-28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7-03-28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안녕하세요.
우리집에도 저 책 한 권 있거든요.
손을 안 타서 깨끗한 책이요.
로드무비님 文才에 날개를 달아드려야겠군요. 용의 날개 ㅎㅎ

2007-03-28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3-28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로밋 2007-03-28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네요. ㅋㅋ
저도 때때로 '5분안에'가 될때가 있더라구요. 아들놈 때문에^^
언제쯤 '5시간안에'가 될런지....
간만에 어려운 글을 읽었더니 머리가 아파요^^

국경을넘어 2007-03-2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올리시는 게 거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군요. 긴장...

그러나



임무 완수 뒤에 남는 감정은 ?

(아마도 쾌감은 아닐 것 같은 느낌 -.-;;;)

로드무비 2007-04-03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 님, 인천상륙작전이랄까.
이런 상황도 아슬아슬하고 재밌어요.^^

그로밋 님, 아들놈 때문에~의 그 시간이 얼마나 달콤하고
소중한 시간인가요.^^

플래시 모드 님, 전 언제나 글을 쓰든 안 쓰든
아무튼 글을 쓰고 있는 듯합니다.^^

품절 님, 오늘 책이 도착하여 일착으로 읽었답니다.
재밌었어요. 능청스러우시긴......^^

니르바나 님, 이게 웬일일까요?
로그인하고 20여 분째.
주옥같은 글을 밤새 써제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