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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 전집 - 전5권 - 카네기 인간관계론 + 카네기 행복론 + 카네기 스피치&커뮤니케이션 + 카네기 인간경영 리더십 + 카네기 명언집
데일 카네기 지음, 최염순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고된 일보다 못된 말 한마디에 마음이 상하는 날이 많아졌다. 부서이동을 했더니, 일하는 게 영 껄끄럽다. 서로 익숙치 않아서 그러려니 했던 이해심은 바닥을 드려냈고, 결국 포기했다. 그녀를 포기하니 편하다. 같은 말도 어찌 그렇게 얄밉게 하시는지, 능력 있으시다. 본 마음은 따뜻한 사람인지 몰라도 말을 차갑게 하니 차가운 사람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읽은 책 권 수만큼 지혜로워 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만한 관계가 절실했던 만큼 연관된 책을 많이 봐왔었다. 그래서 왠만한 일에는 담담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생체기 투성이다. 덕분에 집에 꽂혀만 있던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었다.
역시 고전은 고전이다. 현대식 인간관계책은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외국사례라 빨리 이해되지는 않지만, 핵심은 빨리 파악했다. 그 핵심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제일 존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판하지 말 것 이며, 친절하게 대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한다. 책에는 좀 더 세밀하게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유용한 내용이 참 많다. 사람을 설득하고, 리더가 갖추어야할 대화 습관도 씌여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만난 직장 사람들이 떠올랐다. 같은 또래임에도 한 분은 계속 좋은 인상으로 남는데, 또 한 분은 어쩌다 좋다. 이유는 책에서 언급한 그대로다. 똑같이 도와주었음에도 한 사람은 칭찬해주고 내 이름을 언급해주는 반면, 한사람은 아무 말이 없다. 칭찬을 기대하고 한 행동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조금 야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카네기가 제일 먼저 언급한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끔 비난, 비평을 한다.
그리고 또 한분, 정치적인 그녀가 떠올랐다. 말을 참 세련되게 한다. 나이에 비해 단어 선택이 젊고, 국어의 다양한 표현법을 잘 활용한다. 자주 쓰는 표현법이 반어법인데 듣는 이까지 슬쩍 웃음이 나게 한다. 곤란한 입장에서도 쉽게 “No”하지 않는 신중함까지 갖추고 있는데, 가끔 감정적으로 말할 때 보면 고개가 절로 흔들린다. 역시 소문대로 구나하며 속으로 삼키는데, 삼킬 때마다 ‘말이 곧 인격이다’란 격언이 떠오른다.
그녀들이 카네기 책을 읽는다고 달라지겠냐만은 나의 평판과 대인관계는 지켜줄 것 같다. 데일 카네기가 하는 말은 결국 이거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라는 것이다. 그런데 헤아리기만 하고 표현할 줄 모른다면 진전은 없다. 고운 말로 잦은 격려와 칭찬을 하는 내가 되어야 겠다. 직장에서 업무의 강도는 생각지 않고 친절만 강조하는 바람에 친절에 반발심이 생긴 적이 있다. 친절이 수익증대를 이끄는 이유임은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와 닿진 않았다. 책을 읽고 덤으로 친절의 필요성까지 알았다.
"저는 주인에게 임대 계약이 끝나는 대로 즉시 집을 비우겠다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자실 저는 이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세금을 조금이라도 내려준다면 그냥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희망이 없는 상태였고 다른 사람들도 전세금을 깎아 보려고 애를 썼지만 실패했습니다. (중략)집주인과 그의 비서가 제 편지를 받자마자 즉시 저를 만나러 왔더군요. 저는 그들을 다정하게 반기면서 좋은 인상을 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전세금이 비싸다는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이 아파트가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하면서 진심으로 칭찬했습니다. 저는 건물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으면서 1년 정도 더 살고 싶지만 그럴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습니다. 집주인은 세들어 사는 사람들로부터 그런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없었던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찌할 바를 모르더군요. 그러면서 집주인은 자신의 골칫거리를 저한테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중략) 그러더니 '당신처럼 만족해 하는 입주자를 보니 더할 나위 없이 흐뭇합니다'하고 집주인은 말하면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전세금을 내려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p.220~221 우호적으로 말하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