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주택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1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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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아는 세상이 전부이자 최고라고 믿는 이들이 있다.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삶의 모든 것이 하나의 세상에서 이뤄진다면 다른 세상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테니까. 그 세상은 환경과 경험이다. 내가 접한 환경과 경험한 것들이 나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 순례 주택의 수림이는 그런 면에서 두 개의 세상을 지녔다. 하나는 할아버지와 순례 씨가 사는 순례 주택과 수림이 1군이라 부르는 부모님과 언니가 사는 고급 아파트다. 아파트의 실 소유주는 할아버지였다. 그런데도 대학 강사인 아빠, 주부인 엄마, 공부만 잘하는 미림은 순례 주택 사람들을 무시했다.


순례 주택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남매 병하와 진하를 키우며 미용실을 운영하는 조은영 씨, 순례 씨의 친구 부부, 직장이나 나이는 모르고 이름만 아는 영선 씨, 대학 강사를 하는 모두가 박사님이라 부르는 허성우 씨, 그리고 할아버지와 집 주인 순례 씨.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잘 지내고 있었다. 쓰레기를 줄이고 공동사용 공간인 옥탑방과 옥상정원을 가꾸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엄마는 연년생으로 미림과 수림을 낳았는데 산후 우울증으로 인해 미림은 친가로 수림은 외가의 도움을 받았다. 수림은 할아버지가 사는 순례 주택에서 할아버지의 여자친구 순례 씨의 손에서 자랐다. 울고불고 엄마를 찾는 미림은 곧 집으로 돌아왔지만 수림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1군에 합류했다. 그러니 수림에게는 순례 주택이 집이나 다름없었다. 양쪽으로 오가며 지내는 건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할아버지가 돌아시고 나서였다. 할아버지가 사기를 당하셔서 아파트에서 나와야 했다. 세상 물정은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은 할아버지를 원망했다.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친가에 도움을 받고자 했다. 수림이는 가족에게 할아버지가 살았던 순례 주택 201호로 이사를 제안했다, 순례 씨의 도움이 있었다. 수림은 1군과 순례 주택 입주민의 마찰을 걱정했지만 그 방법이 최선임을 알았다.


엄마는 여전히 순례 주택 사람들을 무시했다. 아들이 미용사가 되겠다는 걸 말리지 않는다고 하면서 직업에 대해 함부로 말했고 아빠는 마치 모두가 대학을 나온 것처럼 몇 학번이냐고 물었다. 자신밖에 모르는 미림은 계속 화를 내며 순례 주택에 사는 걸 창피해했다. 오직 수림만 가정 경제를 걱정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순례 주택 사람들에게 미안해했다. 수림은 순례 주택의 구성원들의 모습을 통해서 성장하며 세상을 배웠다. 순례 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특히 그랬다.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글쎄.”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53쪽)


엄마와 아빠는 아직 어른이 아니었다. 고모들의 도움을 기대했고 일의 가치나 소중함을 몰랐다. 수림은 엄마와 아빠에게 살짝 거짓 정보를 흘렸다. 순례 씨의 유산이 수림에게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엄마와 아빠는 순례 씨에게 잘 보이려 노력했다. 순례 주택의 규칙을 따르고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 애썼다. 엄마는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었다. 수림이 꾸민 일이라는 걸 안 후에도 엄마는 일을 계속했다.


순례 주택에는 많은 어른들이 등장한다. 모두 열심히 살고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 아파트와 빌라촌을 구별하지 않고 학력, 직업, 집의 평수, 자동차 같은 걸로 사람들을 평가하지 않는다. 수림의 부모만 그랬다. 삶의 가치를 숫자로 매겼다. 우리는 어떤 어른일까. 제대로 성장한 성숙한 사람들일까. 유은실은 16살 수림의 시선을 통해 질문한다. 어떤 어른이냐고 말이다.


『순례 주택』은 무척 재미있다. 등장인물은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자신만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 특히 수림과 순례 씨의 대화는 유머가 넘치고 정겹다. 수림의 성장기처럼 보이지만 정작 수림의 부모의 성장기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우리는 진정한 삶의 순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소설을 읽는 이라면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이다. 이제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관광객으로 살았더라면 이제부터 순례자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할 것이다. 나도 그러하다.


나도 순례자가 되고 싶다. 순례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내 인생에 관광객은 되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 있어도.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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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아마도 살아가는 내내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예술이 궁금하다.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는 채 바라보는 그림, 웅장함에 놀라는 건축물, 어떻게 저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감탄하며 보는 영화, 끌리는 자꾸만 생각나는 연주와 그림들. 그것들이 있기에 팍팍한 우리네 삶은 작은 여유로 느슨해질 수 있다.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싶어서 작품을 통해서 예술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닿을 수 없어 매력적이다.


예술가를 생각하면 고독한 이미지가 따라온다. 항상 예술 그 자체에 매몰되어 있는 듯한 형상이라고 할까. 조성준이 들려주는 33인의 예술가가 그러했다. 예술과 그들은 하나였고 하나이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세상이 한눈에 알아보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운명처럼 그들은 고난과 시련의 삶을 살았고 작품으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록 가수 데이비드 보위를 시작으로 구스타프 말러, 조지아 오키프, 안토니 가우디, 장국영, 폐기 구겐하임, 수잔 발라동, 에드워드 호퍼, 르네 마그리트,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저자가 선택한 33인의 예술가는 잘 알려진 이들도 있었고 이름만 들었을 뿐 그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름의 예술가는 더욱 반색하며 만났다. 한 명 한 명 그들의 삶을 조명하며 그들의 작품을 해석한다. 그러니 예술의 설명서로 읽어도 좋다.


편애일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여성 예술가를 가장 먼저 읽었다. 고통으로 얼룩진 삶으로 잘 알려진 프리다 칼로, 사진으로 추측하고 증명하는 비비안 마이어의 삶, 아이를 업고 서 있는 사진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박남옥, 화려한 이미지로 각인된 천경자, 묘한 온기를 전하는 수잔 발라동, 이름은 익숙하지만 생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페기 구겐하임이다. 그리고 너무도 좋아하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 모델인 조세핀.


어쩌면 비비안 마이어는 현재를 가장 사랑하는 사진가는 아니었을까. 어떤 계획도 없이 그저 사진을 찍는 일이 가장 중요했고 그것을 가장 사랑했던 것 같다. 그러니 모든 세상이 그에게는 가장 귀한 모델이었을 것이다. 예쁘고 화려한 이미지가 아닌 삶 자체를 담고 싶었던 그녀. 그래서 그녀의 사진 속에서 모든 감정이 전해짐을 느낄 수 있다. 


비비안은 구체적인 테마를 정해놓고 이미지를 찾는 사람이 아니었다.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 두리번거리며 무언가가 눈에 들어올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바로, 지금 이곳’의 이미지를 수집해야 하는 사명을 띤 사람처럼 셔터를 눌러댔다. 모든 풍경이 그렇듯, 비비안의 사진에는 위트, 사랑, 빈곤, 우울, 죽음의 이미지가 섞여 있다. (320쪽)


침대에 누워 그림을 그린 프리다 칼로의 생은 이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멕시코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그녀의 생. 작품을 소개할 때마다 그녀의 비참한 삶이 조명된다. 그건 좀 아프고 슬프다. 그런 아픔은 장국영도 마찬가지다. 거짓말처럼 만우절에 생을 마감한 그.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슬픔이 천천히 쌓인다. 어디 그뿐인가. 32세에 은퇴한 글렌 굴드는 남은 생을 고독 속에서 살았다. 무엇이 그를 고독과 침묵으로 이끌었을까. 영원한 침묵 속으로 향한 그들의 마지막이 평온했을까. 부디 그랬기를 바란다.


우리는 프리다의 삶과 예술에서 숭고함을 느낀다. 이 숭고함엔 진통제 없이 하루도 버틸 수 없었던 한 인간의 고통이 덧칠돼있다. 프리다의 고통은 결고 승화되지 않는다. 아픔을 그린다고 아픔이 사라지진 않는다. 프리다는 폐렴으로 사경을 헤매다 47세에 눈을 감았다. 마지막 일기엔 이렇게 적혀 있다.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생의 끝에서 프리다가 돌아본 세상은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프리다 칼로, 134~135쪽)


예술가에게는 그들을 지지하고 후원한 이들이 존재한다. 처음 재능을 발견하고 세상에 그들을 알리는 이, 예술의 스승이 되거나 경제적 지원을 아까지 않는 이들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과의 불화로 고통을 겪는 경우도 많다. 무용수 바츨라프 니진스키는 러시아 황족의 후원을 받고 예술비평가 댜길레프가 주목한다. 니진스키를 사랑한 그는 자신의 세계에 그를 가두려 했다. 그와의 이별 후 홀로서기를 시도했으나 옛 애인의 영향력은 너무도 컸다. 거리의 화가 장미셀 바스키아도 앤디 워홀이 그의 재능을 알아봤기에 1200억 원에 낙찰된 작품이 되었다. 


예술가를 알아보는 예술가, 그들 역시 대단한다. 가장 가까운 후원자는 역시 가족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연인 조세핀은 화가였고 자신의 전시회에 남편의 그림을 걸 수 있도록 힘을 섰다. 결혼과 동시에 조세핀은 화가가 아닌 아내가 되었다. 조세핀은 호퍼의 매니저로 그 역할과 모델이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호퍼의 그림을 본다. 그림 속 여인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호퍼의 그림 속 적막함에 휩싸인 금발 여성, 다시 말해 조세핀의 텅 빈 표정을 보면 그녀가 반평생 지녔을 고독의 깊이를 막연하게 가늠하게 된다. 예술가라는 꿈을 접게 만든 사람의 꿈이 차근차근 현실이 되는 과정을 지켜본 조세핀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자신을 독립적인 존재로 존중하지 않은 자와 수업이 충돌하며 끝내 체념해야 했던 이 여성의 그림자는, 아이러니하게도 호퍼의 하폭에 담겨 불후의 명작으로 불린다. 조세핀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는 여성, 아내라는 틀 안에서 자신을 상실하는 수많은 여성의 고독이다. (에드워드 호퍼, 315쪽)


조성준의 책을 읽으면서 심상용의 『예술, 상처를 말하다』 가 생각났다. 10명의 예술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책으로 그들의 뒷모습을 조명하며 그들의 예술 작품을 리뷰한다. 조성준의 33명과 겹치는 인물은 프리다 칼로, 장미셀 바스키아 둘 뿐이다. 세계의 유명 예술가를 선택하는 것뿐 아니라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를 소개하면 더 좋았을 아쉬움이 남는다. 심상용의 책에서 만난 이성자, 권진규 같은 예술가 말이다. 


예술은 아무것도 담보하거나 약속할 수 없음을 인식할 때만 그 고유한 정신에 다가설 수 있다. 인간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진정한 에너지는 다른 곳에서 온다는 심오한 인식에 다가감으로써 말이다. 역설인가? 차라리 신비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자발적 무려, 선택된 비능력의 인식을 통해서만, 즉 오히려 스스로를 비우고 일체의 권력 지향을 포기할 때에만 타락한 힘과 그에 대한 복종으로 무너져 온 역사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예술이 가담해야 하는 싸움이요, 떠안아야 하는 사랑이다.’ (『예술, 상처를 말하다』 중에서)


예술은 일상을 회복시키고 일상을 치유하는 힘을 지녔다. 그것이 예술가의 궁극적인 일인지도 모른다. 내가 만난 예술의 세계는 작고 좁다. 그 안에서 존재하는 예술가는 위대하다. 시대를 뛰어 너머 역사가 되고 그 자체로 예술이 된다. 우리 곁에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다.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영혼을 위로하는 힘, 예술가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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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08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이달의 당선 추카~~
비비안 마이어 사진들
뉴욕 갤러리에 찍어낸 카피본

제방에 걸어 놓고 있습니다 ㅎㅎ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ㅅ^

자목련 2021-10-11 10:14   좋아요 0 | URL
비비안 마이어 사진, 정말 좋아요!
스콧 님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mini74 2021-10-08 16: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술가의 일 읽고있어요. 어둠과 상처를 수집하는 비비안 마이어~~ 축하드려요

자목련 2021-10-11 10:15   좋아요 1 | URL
지금쯤은 다 읽으셨을 것 같아요.
예술과 가까이 하는 가을날 이어가세요^^

새파랑 2021-10-08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술은 어렵지만...자목련님 축하드려요 ^^

자목련 2021-10-11 10:1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예술은 어렵습니다. ㅎ
저도 축하드리며 좋은 시간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10-0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축하드려요 ~♡

자목련 2021-10-11 10:1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축하드려요. 남은 연휴 평온하게 이어가세요^^

서니데이 2021-10-08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자목련 2021-10-11 10:1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작년 추석에 나와 놀아주던 고양이는 사라졌다. 아픈 고양이였기에 아마도 하늘나라로 떠났을 거라고 모두가 예측했다. 그리고 이웃집 아주머니가 기르는 고양이가 제 집인 양 오빠네 집에 안착했다. 봄에 그러했고 얼마 후 새끼를 낳았다고 한다. 두 마리를 낳았다고 했는데 추석에는 한 마리만 보였다. 어미 고양이는 날씬하고 예뻤다. 새끼 고양이는 그 자체만으로 귀여웠다. 나머지 한 마리는 집을 떠났다고 했다. 어미가 그러했듯 다른 집에 가서 그 집에서 잘 살고 있다고 말이다. 우리는 엄마를 닮은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추석에 마당 한쪽에 테이블을 펴고 대하를 구워 먹었다. 대하는 씻은 작은언니가 고양이들이 겁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수돗가에서 대하를 씻는데 고양이가 그냥 구경만 하고 있더라고. 작년에 있던 고양이 라면 잽싸게 한 마리를 물어서 달아났을 텐데. 대하 머리를 던져주워도 그랬다. 냉큼 다가오는 게 아니라 아주 조심스럽게 와서 맛을 보았다. 우리를 무서워하거나 그래 보이지는 않았다. 어미 고양이는 자기 혼자 먹느라 새끼를 챙기지도 않았다. 엄마가 그렇다는 걸 아는지 아기 고양이는 혼자서도 잘 놀았다. 잘 울지도 않았다. 엄마 고양이가 근처에 있어서 그랬을까. 아기 고양이는 마당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풀을 주시했다. 풀을 뜯어 먹으려는 모양이었다.











작은언니가 사진을 찍는 동안 아기 고양이는 신나게 풀과 놀았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원하는 장소를 이동하는 모습이 참 자유로워 보였다. 자신만의 영역에서 재미나게 노는 모습이라고 할까. 저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것 같이 느껴졌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몸이 가는 대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었다. 작년에 살았던 고양이들은 음식을 할 때마다 창문으로 와서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애를 썼는데 아기 고양이와 엄마 고양이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적당한 시기를 보고 있을 수도 있다.


엄마 고양이의 이름은 그냥 ‘나비’다. 아기 고양이에게는 아직 이름이 없다. 아무도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고양이를 제일 좋아하고 챙기는 큰 조카가 부르는 이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만났을 때에는 아기 고양이 티를 벗고 성장한 모습으로 의젓하게 우리 앞에 나타나겠지 싶다. 그때까지 건강학 잘 자라면 좋겠다. 지금처럼 신기한 세상과의 만남을 지속하면서 신나게 지냈으면 한다. 




엄마 고양이의 이름은 그냥 ‘나비’다. 아기 고양이에게는 아직 이름이 없다. 아무도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고양이를 제일 좋아하고 챙기는 큰 조카가 부르는 이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만났을 때에는 아기 고양이 티를 벗고 성장한 모습으로 의젓하게 우리 앞에 나타나겠지 싶다.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면 좋겠다. 지금처럼 신기한 세상과의 만남을 지속하면서 신나게 지냈으면 한다. 



엄마 고양이의 이름은 그냥 ‘나비’다. 아기 고양이에게는 아직 이름이 없다. 아무도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고양이를 제일 좋아하고 챙기는 큰 조카가 부르는 이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만났을 때에는 아기 고양이 티를 벗고 성장한 모습으로 의젓하게 우리 앞에 나타나겠지 싶다. 그때까지 건강학 잘 자라면 좋겠다. 지금처럼 신기한 세상과의 만남을 지속하면서 신나게 지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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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9-23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예전 제사 지낸다고 마루에 상 차려놓고 그 옆 부엌에서 단체로 커피마시며 작은할아버지 기다리고 있는데 동네 고양이가 수육을 물고 갔어요 ㅎㅎ 그런데 수육이 크고 무거워서 멀리 못 가고 잡혔지요. 고양이 침 묻은 수육은 어쩔 수 없이 물에 푹 넣어놨다가 동네 양이들한테 나눠준 기억이 납니다. 조상님이 동네고양이들한테 보시한거라며 웃었던 기억이~아기고양이 넘 예쁩니다. 저희 엄마는 모든 고양이는 살찐이~ 저도 잘자라길 바랍니다 ~~

잠자냥 2021-09-23 17:29   좋아요 1 | URL
수육 슉~ ㅋㅋ 생각만 해도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1-09-24 16:47   좋아요 1 | URL
에고, 수육을 비밀 장소로 가져가지 못한 냥이네요. 덕분에 다른 고양이까지 포식했네요.
어린시절의 고양이는 생선도 잘 물고 가고 그랬는데, 할머니가 마구 싫은 소리를 했던 기억도 나요. ㅎ

잠자냥 2021-09-23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코 저 녀석 발이 정말 만지고 싶게 생겼네요...;

자목련 2021-09-24 16:45   좋아요 1 | URL
아기 고양이라 그런지 눈빛도 넘 사랑스러워요.
신기하게도, 한 쪽 발은 흰 장화를 신었어요.
다음에는 워킹 모습을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coolcat329 2021-09-23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 앞 발 너무 치명적이네요.

자목련 2021-09-24 16:44   좋아요 2 | URL
네, 정말 귀여워요. 아직은 손이 아닌 눈으로만 보고 있어요.
좀 시간이 지나면 친해지기를 바라면서요. ㅎ

희선 2021-09-24 0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끼 고양이 귀엽네요 대하 하니 <나츠메 우인장>에서 야옹 선생이 새우튀김을 좋아한 게 생각납니다 진짜 고양이는 아니지만... 고양이가 오래오래 살면 좋겠습니다

자목련 님 명절 잘 보내셨어요 남은 구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자목련 2021-09-24 16:43   좋아요 1 | URL
구운 것보다 생 대하를 더 좋아하더라고요. 말씀처럼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희선 님도 평온하게 지내시지요? 일교차가 심하니 특별히 감기 조심하세요^^
 
도서관 런웨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6
윤고은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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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게 맞을지도 모른다. 코로나 시국이라는 게 마음을 쪼그라들게 만든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자영업자의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보고 있는 게 힘들다. 간신히 그 자리를 벗어나 살고 있다는 게 아프다.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고, 그렇다고 울 수도 없으니 웃음을 지어야 하는 연습을 해야 할까. 그래서 더 감사한 일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한다. 과거로 속해버린 열정, 언제 실행될지 모르는 계획들. 그럼에도 하루하루를 살게 하는 건 무엇일까.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건 사랑이라고 말해도 좋을까. 잡을 수 없는 존재, 사라져버린 사랑일지라도.


‘안나’에게는 그럴지도 모른다. 휴가차 떠난 여행지에서 우연히 맺어준 운명. 그와 결혼을 하고 새로운 삶을 계획한다. 결혼식은 미루었고 친구들의 축하만 받았다. 코로나 여파로 안나는 여행사에서 퇴직했다. 화자인 ‘나’는 보험사 직원으로 안나와 대학 동기로 어느 시절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냈다. 친했다면 친했고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은 관계다. 오랜만에 연락을 해도 불편하거나 이상하지 않은 그런 사이. 종종 안나의 SNS에서 그녀의 일상을 확인하고 한 번씩 통화를 하고 안부를 나눈다. 안나는 도서관 통로를 걷는 장면을 올리면서 유명해졌다. 안나는 도서관에서 AS안심결혼보험이란 책을 대출하는데 그건 책이 아니라 보험 약관집이었다. 약관집을 중고로 구하려는 이가 많다는 사실에 안나와 나는 놀란다.


안나와 자주 연락을 하지 않는 나에게 안나의 지인이 연락을 해온다. 그녀는 안나가 운영하는 독서모임의 회원으로 연락이 끊긴 안나를 걱정하지만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지인을 통해 안나의 남편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안나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안나와 나눈 대화, AS안심결혼보험이 그녀를 찾는 단서라고 생각한다. 안나는 그 책을 고스란히 도서관에 반납했고 나는 그 책을 대출한다. 이제 소설은 안나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라기 보다 AS안심결혼보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20년간 납입을 하면 130%로 환급을 해주는 보험, 결혼에 있어 다양한 에피소드에 대해 보험료를 청구할 수 있지만 지급 가능성은 너무도 어렵다는 사실을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소설에서 들려주는 예단 예물에 대한 사례는 현재 결혼의 의미와 그에 대한 인식을 잘 보여준다. 예단 예물로 지출된 비용을 청구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냉장고를 바꾸고 반상기를 싸지만 그건 해당이 안 된다는 너무도 정당한 보험사의 사유는 놀랍지만 타당해보인다. 반상기는 구시대적 발상이며 이전의 잘 사용하던 냉장고를 굳이 예물로 바꿀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AS안심결혼보험의 사례는 너무도 현실적이라 마치 이 소설이 이 보험에 대해 설명하며 결혼을 분석하는 게 아닐까 착각할 정도다. 안나가 활동했던 독서모임에서 이 책(보험 약관집)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데 결혼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는 AS안심결혼보험를 중고로 내놓은 손해사정사 ‘조’를 만난다. 어쩌면 안나와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생각한 것이다. 상대가 들고 나온 건 안나가 대출한 책이 아닌 다른 버전이었다. 조를 통해 AS안심결혼보험이 가입자마다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과거 AS안심결혼보험의 직원이었다. 가입자마다 특약이 다른 것처럼. 조를 통해 AS안심결혼보험에 대해 가입 절차나 약관과 특약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듣는다. 안나가 대출한 약관집에서 사라진 페이지에 대해서도. 둘은 자주 만나고 가까워진다.


그리고 안나가 연락을 해온다. 나는 안나에게서 사라진 약관집 내용이 어떤 것인지, 남편 정우가 AS안심결혼보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동안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남편과 안나, 둘 사이의 일상에 대해서도. 안나에게 정우가 어떤 존재인지. 안나가 얼마나 그를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는지도. 그가 떠난 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과거에 머무는 안나를 볼 수 있었다. 불쑥 모든 게 코로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소설 밖에 있는데, 그런 생각이 달려들었다.


“아무 신호가 없다는 게 위안이 될 때도 있다. 왜냐하면…… 불행의 신호를 미리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그리 많지도 않거든.” (246쪽)


안나와 정우와 보낸 반짝이는 시간들, 그것에 대해 들려주는 부분은 차오르는 슬픔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럼에도 안나가 지금 살아갈 수 있는 힘 역시 그 시간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알 것 같다. 안나가 살아갈 세계는 여전히 차갑고 어두울 것이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윤고은의 기발한 상상에 감탄했을 것이다. 작가가 시의성을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하여 현재의 삶에 대해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삶이 좋아하는 것으로만 이뤄지는 게 아님을 알아. 먹구름에 가려 일몰을 볼 수 없는 날도 생기고, 애써 준비한 마음이 오해되고 버려지는 경우도 생기겠고, 삶의 타이밍이 늘 한발 늦을 수고, 내 경우엔 미련도 품을 수 없을 만큼 열 발쯤 늦을 때가 많고, 시간 낭비 같은 산책도 많지.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일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세계가 훼손되고 내 속도가 흔들릴 때도 울지 않을 거라고 말할 자신은 없는데. 그렇지만 무언가를 누군가를 아주 좋아한 힘이라는 건 당시에도 강렬하지만 모든 게 끝난 후에도 만만치 않다. 잔열이, 그 온기가 힘들 때도 분명히 지지대가 될 거야. (258~259쪽)


누군가는 안나에게 사랑이 끝났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슬픔에서 일어나 다른 것들을 보라고. 사랑의 끝은 누가 정하는가. 그 사랑 안에 있는 당사자만이 결정할 수 있다. 어떤 이도 그 사랑의 내부로 침범할 수 없다. 안나와 나의 관계가 그러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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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9-19 0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그게 끝은 아니겠지요 죽은 사람을 언제까지나 기억하고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지... 그 시간을 생각하는 게 그 사람을 살게 할지도 모르니...

자목련 님 명절 연휴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자목련 2021-09-19 16:4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곁에 머물지 않지만 마음 속에는 자리하고 있으니까요.
희선 님도 건강하고 평온한 추석 보내세요^^

scott 2021-09-19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해피 추석~


∧,,,∧
( ̳• · • ̳)
/ づ🌖

자목련 2021-09-19 16:42   좋아요 1 | URL
스콧 님도 맛나고 달콤한 추석 보내세요^^*
고양이 넘 귀여워요!
 
화이트 호스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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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소설을 처음 만났을 때 놀라운 기운을 받았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일상을 상세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주변에 가까운 이가 소설 속 화자처럼 은근하게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육체적인 폭력이 아니라 정서적인 폭력, 이를테면 가스라이팅 같은 것 말이다. 내밀한 부분이라서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소설에 있었다.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지금처럼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때이다. 아니, 나만 몰랐을 수도 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교묘하게 다양한 방법으로 자행되는 데이트 폭력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강화길이 소설에서 그런 주제를 다루고 있어 한편으로는 다행이구나 싶었다. 소설이 현실이 되는 건 한순간이다. 언제부턴가 소설은 막연하게 꾸며낸 이야기를 떠나 현실을 자세하게 포착하고 있으니까.


『괜찮은 사람』, 『다른 사람』에 이어 사람 시리즈를 기대했던 나는 단편 「음복」과 「가원」은 무심한 사람, 게으르고 착한 사람이라고 혼자 부제를 붙였다. 소설집 『화이트 호스』에서 그 두 단편이 제일 좋았다. 어쩌다 보니 두 번째 읽은 단편이었는데도 그랬다. 인간의 다양성을 생각했다고 할까. 6면의 주사위처럼 서로 다른 숫자를 보여주는 속물적이고 기회주의자인 인간에 대해 말이다. 어디 6면뿐일까, 상황에 따라 무한의 면을 보이는 게 인간일 것이다.


제목 그대로 제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음복」은 집안 서열로 인한 차별을 말한다. 부모 세대에 있어 시부모와 시고모 사이의 차별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제사상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자리에서 가장 크고 솔직한 목소리를 내는 고모는 불편한 사람처럼 보인다. 시부모는 며느리 보기에 부끄럽다. 하지만 화자는 그들이 보인 태도에서 자신의 남편을 발견한다. 무심하고 무감한 사람으로 성장한 사람. 명절이 다가오는 시기라서 그럴까. 지금은 제사를 지내지 않지만 어렸을 적 집안 풍경이 그려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너는 아마 영원히 모를 테니까. 뭔가를 모르는 너. 누군가를 미워해 본 적도 없고, 미움받는다는 것을 알아챈 적도 없는 사람. 잘못을 바로 시인하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 너는 코스모스를 꺾은 이유가 사실 당신 때문이라는 걸 말하지 못하는 사람도 아니고, 누가 나를 이해해 주냐는 외침을 언젠가 돌려주고 말겠다는 비릿한 증오를 품은 사람도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지. 그런 얼굴을 가진 사람이 아니야. 그래.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했다. 지금도 사랑한다. 때문에 나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네가 진짜 악역이라는 것을. (「음복」, 41~42쪽)


「가원」에서 게으르고 착한 사람은 화자의 할아버지다. 세상에 없는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지만 결코 단 한 사람 할머니에게는 가장 나쁜 사람이다. 갑자기 사라진 할머니를 찾는 과정에서 화자는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폐가가 된 옛집에서 잊었던 기억과 조우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준 할아버지와 하나부터 열까지 가혹할 정도로 자신을 양육한 할머니에 대해 생각한다. 할머니의 혹독한 지침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할머니의 다른 얼굴을 본다.


내가 그 모든 걸 미리 알았다면 할머니를 이해했을까. 할머니가 이러는 건 모두 다 나를 위해서라고, 나만은 다른 삶을 살았으면 해서 그런 거라고. 나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그러니까 당신 자식의 발목을 잡은 새끼여서 혹독하게 구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내가 부디 다른 삶을 살았으면 하는 그런 간절한 마음 때문에 이러는 거라고. 그래서 내게는 도저히 미련하게 굴지 못하는 거라고. 그랬다면, 내게 대체 왜 이러는 거냐는 질문을 평생 마음에 묻고 살 필요 없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 그러면 그때 그 마음을 덜 간직할 수 있었을까. (「가원」, 63쪽)


남편의 파견근무로 인해 아이 양육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어머니와 함께 살기로 한 「손」의 선생님인 화자는 시골 마을에서 어떤 공포를 느낀다. 외부인에 대한 경계, 작은 마을 내 권력자의 횡포를 우연하게 알게 된 화자는 딸이 그들의 세계에 흡수될까 두렵다.


강화길이 포착한 일상 속 숨겨진 폭력이나 공포는 미스터리로 이어진다. 새벽에 택시는 타고 가던 여자의 실종을 그린 「서우」, 2년 전 사망한 배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소문과 진실 가운데 우리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 묻는 「오물자의 출현」, 실종된 소설가가 묵었던 레지던스에 입주해 기묘한 경험을 하는 「화이트 호스」에는 스릴러의 기운이 보인다. 하지만 매력적이지도 기발하지도 않다. 개안적으로 이전의 단편보다는 느슨하고 엉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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