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어떻게 보냈는지 여전히 머리는 띵하고 몸살기가 조금 남아 있다.

여자들에게 명절은 크나큰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음식 준비에 세배돈에 어느 것 하나 신경쓰이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 시댁은 아직 제사가 없기에 차례상 차릴 필요가 없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모두 편안할 것 같다지만 명절날 그냥 맹숭맹숭 보내기도 뭐해서 전도 부치도 먹을거리를 몇가지 한다. 처음 결혼해서는 내 맘대로 장을 보아다가 나 편한대로 했었는데 올해는 어머님이 장을 보신단다. 그래 시댁에 갔더니만 전 부칠 거리만 한 가득 해놓으셨다. 물론 말씀은 편한대로 해라...다 못하면 담에 하면 되지...힘들면 남겨라...하시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그나마 착한 신랑이 많이 도와주었기에 수월하게 끝냈지만 그래도 힘들긴 했다.

시댁으로 친정으로 다시 시댁으로 현준이를 데리고 설연휴내내 돌아다녔더니 결국 현준이와 난 몸살 감기를 톡톡히 앓았다. 현준인 연신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하며 내게 매달리는데 내 몸도 천근만근 일어나 앉기도 힘들고 약을 먹으니 자꾸 잠만 쏟아졌다. 그러고보니 어젠 하루종일 잠만 잤다. 점심 먹을 준비도 귀찮아 중국집에 시켰더니 한참만에 가져왔다. 배달이 밀렸단다. 다른 집도 나와 마찬가지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저녁무렵 정신을 차리고보니 집안 꼴이 엉망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오늘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집안 정리하고 애도 신경써서 보니 이제야 둘다 사람 꼴을 하고 있다.

나보다 더한 분들도 많았을텐데 별것 안하고 병나서 누워 있었던 걸 생각하면 나도 참 약골은 약골인가보다.

여하튼 집으로 돌아와서 푹 쉬니 참 좋다. 어딜가든 내 집만한 곳이 없다더니 그말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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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2-01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내 집 만한 곳이 없죠! 우리 아그들도 집에 돌아오더니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님도 몸이 약하신 것 같은데 얼른 감기 털어버리시고 건강해지시길 바랍니다.

꿈꾸는섬 2006-02-01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정말 우리집이 최고에요..이젠 살만해요^^

바람돌이 2006-02-02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 지나고 저도 몸살 했어요. 저는 느끼한 전이니 뭐니 하도 부쳐댔더니 중국음식도 먹기 싫고 뭔가 깔끔한게 먹고 싶어서 김밥 사서 애들주고 저는 초밥사서 먹었다죠... 여자들은 명절 스트레스는 언제쯤 끝날지.... 에휴~~ ^^

꿈꾸는섬 2006-02-0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바람돌이님도 고생 많으셨군요. 힘들긴 했어도 가족들이 있으니 우린 행복하게 명절을 보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