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살아왔던 내 삶이 부끄러워졌다.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혼자서 해결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들에게 나는 그 만큼의 가치를 더해주지 못해던 것 같다.

  그저 내게 손을 내밀어 달라고 조르기만 했던 것 같다. 부끄러울 뿐이다.

 

또 나뭇잎 하나가

 


그간 괴로움을 덮어보려고

너무 많은 나뭇잎을 가져다 썼습니다

나무의 헐벗음은 그래서입니다

새소리가 드물어진 것도 그래서입니다

허나 시멘트 바닥의 이 비천함을

어찌 마른 나뭇잎으로 다 가릴 수 있겠습니까

새소리 몇 줌으로

저 소음의 거리를 잠재울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내 입술은 자꾸만 달싹여

나뭇잎들을, 새소리들을 데려오려 합니다


또 나뭇잎 하나가 내 발등에 떨어집니다

목소리 잃은 새가 저만치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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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11-2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을 걷다 문득 뭔가를 두고 온 것처럼 멈출 때를 연상하게 합니다. 세상엔 참 좋은 시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