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는 전번 금요일부터 "엄마, 안녕"하며 헤어진다. 사실 금요일에 살짝 울먹이긴 했지만 울진 않았다. 오빠가 아침부터 하도 울어대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현수를 보면 역시 여자애라 주변상황을 빨리 이해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제 오늘 "엄마, 이제 안 울거야."하더니 정말 한번도 울지 않고 어린이집을 다닌다. 오히려 이제는 즐기는 것 같다.
현준이는 어제도 조금 울었다. 그래도 오늘은 한번도 울지 않고 유치원을 갔다. 가면서 "엄마, 교실까지 데려다주면 안되요?"한다. 사실 원장이 엄마들 교실 들락거리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만"이라는 단서를 붙이고 이층에 있는 현준이네 교실에 데려다 주었다. 그랫더니 정말 울지 않고 "엄마, 다녀오겠습니다."하고 배꼽인사를 하는게 아닌가. 나오며 원장을 만나 얘기했더니 올라가서 현준이 보고 내려오겠다고 관심을 가져주신다.
시간이 지나니 서서히 아이들이 제자리를 찾듯 적응하고 있다. 두녀석 모두 대견하고 기특한데 사실 현수가 더 기특하다. 이렇게 일찍 떼어놓을 줄 몰랐는데, 그래도 그 상황에 잘 맞춰 생활해 나가니 고마울뿐이다.
또 언제 울고불고 난리를 칠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휴전상태일 듯 하다.
현준아, 현수야, 모두 고마워. 원에서 생활 잘 하고 오면 엄마가 맛난 거 해줄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