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맹앤앵 그림책 9
제랄딘느 콜레 지음, 아르노 부탱 그림, 박정연 옮김 / 맹앤앵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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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들고 <방귀>라니, 아이들이 또 엄청 좋아하겠구나 싶었다. 역시 아이들은 방귀, 똥, 뭐 그런 것들을 참 좋아한다. 

고티에는 방귀가 '뿡'하고 나올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곳을 찾는다. 



우리 아이가 처음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을때, 얼굴이 누렇게 뜬채 집에 올때가 있었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낌새가 심상치않아 물어보니 유치원에서 '방귀'를 뀔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집에서는 어디서든 '뿡뿡' 잘도 뀌어대던 아이가 낯선 공간에서는 쉽게 뀔 수 없었던 것이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방귀를 뀔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놀리고 선생님께 혼이 날까봐 걱정되어 꾹 참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의 주인공 고티에가 마치 자신처럼 느끼는 것 같다. 

방귀 뀔 장소를 찾아 계단 아래, 베란다, 화장실, 동생방, 엄마아빠방, 그리고 자기 방을 찾아다니지만 마음 놓고 뀔만한 장소를 찾질 못한다.  



심지어 방귀를 뀌었다가 엄마한테 혼이 날까 걱정을 한다. 



심각하게 창피해하는 저 모습,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뀔 수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을 장소가 필요한데 쉽게 장소를 찾질 못하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서 방귀가 뀌고 싶을땐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었을때, 나는 화장실로 얼른 달려가서 시원하게 '뿡~~~' 뀌라고 알려줬었다. 그랬더니 화장실에 누가 있으면 어쩌냐고 한 걱정했다. 방귀는 누구나 뀌는거니까 창피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부끄러운 일이 아닌 걸, 교실에서는 수업중이니까 방해될 수 있고, 아이들이 마구 웃을 수도 있지만 화장실에서 뀌는 건 괜찮아.라고 말해 주었었다. 그 뒤로 누런 얼굴을 하고 집에 돌아온 일이 없었다. 



이 책을 보면서 말로만 알려주던 것들을 좀 더 세심하게 알려줄 수 있었는데, 방귀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그려 놓았다. 아이도 고개를 끄덕거리며 방귀가 이렇게 나오는구나, 근데 엄마, 똥도 이렇게 나오는거 아니야? 그런다. 



자, 이제 고티에가 마음놓고 방귀를 '뿡~~~~'하고 뀌었다. 얼마나 시원한지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울타리 넘어 고티에에게 인사하는 사람들, 고티에가 얼마나 난감했을까, 하지만 우리 아이에게 물었더니, 괜찮아, 누구나 방귀는 뀌는 거니까, 그런다. 

아들 ; 엄마, 고티에 엄마한테 말 좀 해줘.
엄마 ; 무슨 얘기?
아들 ; 고티에가 아무데서나 방귀 뀔 수 있게, 괜찮다고, 엄마처럼, 고티에가 방귀 뀔 장소 찾느라 너무 힘들었잖아. 

생리적인 현상은 부끄럽거나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려 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오히려 우리집 분위기는 누워있는 엄마 얼굴 위에 방귀발사를 날리는 아들이 있기에 고티에가 좀 안타깝고 그랬던 모양이었다. 그림도 너무 예쁘고 색감도 화사해서 나도 마음에 들지만 우리 아이들도 너무 좋아한다. 예쁘고 좋은 책 만들어주는 맹앤앵출판사,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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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12-30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열광할 책이네요.ㅎㅎㅎ

꿈꾸는섬 2009-12-30 09:41   좋아요 0 | URL
정말 좋아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