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영원히 기억할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안녕, 영원히 기억할게!
하라다 유우코 지음, 유문조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아들은 애완견을 한마리 키우자고 몇번을 졸랐었다. 그때마다 나는 번번히 거절을 했었는데 아들은 그때마다 삐지기도 하고 토라지기도 했었다. 개를 한마리 키우는 건 아이를 하나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사실 키우는 재미는 자잘하게 손이 가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재미있고 즐겁다. 그래도 너무 빨리 죽음, 이별, 이런 슬픈 감정을 아이에게 알려주기가 사실 나는 겁이 난다. 나도 그랬으니까.

어렸을때 우리 집에서도 개를 두마리 키웠었다. 한마리는 앞마당에 묶어둔 세퍼트였고, 한마리는 뒷마당에 묶어둔 잡종개 일명 똥개였는데 난 사실 개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엄마는 늘 개밥을 주라고 나를 불러 시키시곤 했었다. 개밥을 가져다가 빈그릇에 담아주면 꼬리를 흔들며 혀를 길게 내빼고는 나를 향해 방실거리던 녀석이 생각이 난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녀석은 나는 안중에도 없이 밥을 열심히도 먹었다. 세퍼트는 내가 상대하기엔 좀 버거웠지만 똥개는 그나마 날 잘 따르고 좋아해서 가끔 공도 던져주며 심심할때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느날 이 녀석이 삼촌이랑 산책하러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맘껏 뛰어다니라며 잠시 목줄을 풀어주었는데 녀석이 차가 오는 도로로 달려나가 차에 치여 죽은 것이다. 그때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것인지를 알았던 것 같다. 차마 차에 치여 만신창이가 된 그 녀석을 볼 엄두도 나지 않았고 삼촌은 뒷마당에 땅을 파고 묻어 주었다. 그리고 그날밤 그녀석을 생각하며 밤새 훌쩍였다.

사실 그렇게 잊고 지냈던 개의 기억이 이 책을 보면서 되살아났다. 

리리라는 개를 잃고 슬픔에 잠겨 있는 소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데, 리리와의 추억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이 소녀가 너무도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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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북 2009-12-1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마지막에선 눈물이 핑글... 돌던...

꿈꾸는섬 2009-12-14 14:48   좋아요 0 | URL
나도 어릴때 생각하며 좀 훌쩍였어. 잘 지내고 있지? 이번주 내내 너무 춥다는데 옷 든든히 입고 다녀.^^ 감기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