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귀신이 나오면 얼마나 무서울까?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꿈에 귀신을 본적이 거의 없으니까.
그런데 남편은 귀신꿈을 잘도 꿨단다. 나랑 결혼하기 전에는 가위에도 자주 눌렸었다는데 도무지 믿기지 않는게 덩치는 엄청 큰 사람이 가위에 눌렸다니 좀 웃겼다. 왜냐면, 난 한번도 가위에 눌려 본 적이 없다.
예전에 큰언니가 내 옆에서 자는데 가위에 눌린 걸 본 적은 있었다. 어슴푸레한데 검은 물체가 큰언니를 누르고 있었다. 그때 큰언니가 고1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일어나서 언니를 흔들어 깨웠더니 검은 물체도 사라졌고 언니도 정신을 차렸었다. 그때의 기억말고는 귀신을 본 적도 꿈을 꿔본 적도 없다.
관상을 좀 본다는 이가 내 얼굴은 호랑이상이라 귀신이 범접을 못한단다. 그래서일까 남편도 나랑 결혼하고나서 함께 잘때는 가위에 눌린 적이 없단다. 내가 가끔 친정에서 자고 올때 한번씩 눌렸다고는 하는데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된다.
요새 우리 가족들은 모두 거실에 모여서 잔다. 거실에 온열매트를 깔아놓고 거기에 옹기종기 누워서 자는데 남편은 도통 불편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침대에서 자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가보다했는데 어느새 남편도 우리 옆에 누워있다. 몇번을 반복하길래 물었더니, 무서워서 혼자 침대에서 잘 수가 없단다. 왠지 귀신이 나올 것 같다나......
함께 잘때는 괜찮았는데 혼자 자려니 무섭다니 덩치 큰 남자가 이런 얘길 한다는게 나는 도무지 믿기질 않지만 그는 정말 무서운가보다.
내게 악몽은
꿈에 끊임없이 시험을 보는 것이다. 학교에 가서 시험을 본다. 시험 시간 기다리는 것에서부터 시험을 보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드는데 정말 끔찍하다.
심지어 몸이 아플징조는 꿈속에서 무지 힘든 일을 한다. 산을 오르거나 고된 노동을 하는 꿈을 꾼다. 그러면 그 다음날은 영락없이 몸살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예전에 꾸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악몽은 가족들과 함께 건물에 갇히는 꿈이었다. 화장실에 가려고 들렀던 건물의 입구가 사라지는 꿈, 그 건물로 들어선 사람들 그 누구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가끔씩 나가는 문이 열렸는데 건물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잡히면 빠져나갈 수 없었다. 이 꿈만큼 무서운 꿈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요새 가끔 꾸는 학교 꿈, 시험보는 꿈은 정말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시리즈로 나온다. 초등학교 시험, 중학교 시험, 고등학교 시험, 대학교 시험. 그 시절에 맞게 친구들도 바뀌어나오고, 내가 늘 힘들어하던 영어시험을 주로 보는 것 같다. 아, 정말 끔찍하다.
+++잠자리에 들어야할 시간인데, 잠이 잘 오질 않는다. 김장하고와서 이번주내내 너무 힘들어했다. 아이들도 번갈아가며 조금씩 아픈 것 같은데 오늘밤엔 현준이가 구토를 한다. 점심에 친정에서 먹은게 잘못된 듯 하다. 아이들 맡겨놓고 미용실에 다녀왔는데 그 사이 무얼 먹었는지 집에 돌아와서 속이 안좋다고 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배가 고플때도 아프다고 하기에 저녁을 주었는데 밥을 무지 잘 먹었다. 심지어 더 달라는 걸 밥이 부족해서 주지 않았는데 자려고 누운 아이가 갑자기 구토를 시작했다. 몇번 토하고 약을 먹이고 발을 따주고(손을 따려고 했는데 워낙 거부를 해서 남편이 잡고 거의 강제로 발을 땄다) 났더니 몸에서 조금 열이나며 땀도 좀 흘려가며 잔다. 열이 많이 오를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열은 더 오르지 않고 정상온도를 찾아가고 있다. 아이가 잘 자는 것도 행복이다. 아이가 아프지 않은 건 더 큰 행복이다. 현준아, 좋은 꿈 꿔. 내일은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흰죽을 쑤어줄게. 잘 자고 일어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