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요 바빠 - 가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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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마을에 사는 마루네 이야기에요. 가을이 오면 모두가 바쁘대요. 무엇이 그리 바쁜지 우린 잘 모르죠. 엄마, 아빠가 벌어온 돈으로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면 되니까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매번 다를게 없잖아요. 하지만 마루네는 가을에 특히나 바쁘대요. 왜 그런지 함께 볼까요?

할아버지가 옥수수를 말려요.

할머니는 참깨를 터느라. 바빠요 바빠.

빨갛게 익은 고추를 마당 가득 펼쳐놓고 말리느라 바빠요 바빠. 마루는 닭을 좇느라 바쁘구요.

들판에 벼가 누렇게 익었어요. 참새들은 낱알을 쪼아 먹고 마루와 허수아비는 참새를 쫓느라 바빠요 바빠.

뒤뜰에 떨어진 알밤을 줍느라 바빠요. 다람쥐랑 청설모도 밤을 나르느라 바빠요 바빠.

바쁜 일은 아직도 많아요. 콩도 털어야하고 벼도 베어야하고 감나무에 감이 빨갛게 익으면 감도 따고 곶감도 만들어야 해요.

서리가 하얗게 내리면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해요. 아빠는 김칫독 묻느라 마루는 동네방네 김치 나르느라 바쁘대요.

가을내내 걷어들인 곡식들이 있는 방이에요. 제겐 낯설지 않은 풍경이에요. 할머니는 콩을 고르고 손자는 짐에 기대어 스르르 잠이 드는 정겨운 그림이 너무 좋아요.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것들을 보여주는 소중한 책이에요. 내가 가졌던 소중한 추억을 아이들에게 살며시 보여줄 수 있기도 하지요. 최근에 낙향하신 시부모님 덕에 우리 아이들도 이런 정겨운 시골의 정취를 느끼며 살 수 있을 것 같아 덩달아 기뻐요.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잊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이 가을에 읽으면 더없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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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9-29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시골 풍경이네요.^^

꿈꾸는섬 2009-09-29 23:38   좋아요 0 | URL
잊고 사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책으로나마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너무 정겨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