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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찌그러졌어요 ㅣ 맹앤앵 그림책 2
쇼바 비스와나스 지음, 노경실 옮김, 크리스티네 카스틀 그림 / 맹앤앵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 푸른 빛이 넘실대는 둥그런 지구를 보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아름다운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어떤 모습을 하면서 살아갈까? 모두가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진 않는다. 산다는 건, 때로 사막을 걸어 가다 거친 모래바람을 뚫고 지나서야 오아시스를 만나는, 그런 것이 아닐런지.
세상의 어떤 것이 점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있을까? 점 하나로 시작해서 선을 이루고 선이 만나서 면을 이루게 되고 면들이 모여 입체를 형성한다.
아주 먼 옛날에 온 세상의 모양이 사라졌다. 세모도 네모도 동그라미도 모두가 사라졌다. 누구는 도둘이 온 세사의 모양을 훔쳐갔다고, 어떤 사람은 사나운 비바람이 몰아쳐서 날아가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아는 사라은 아무도 없었단다.
지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조차 기억할 수 없게 울퉁불퉁 알 수 없는 덩어리가 되었고 지구에 있던 모든 것들이 쭈글쭈글해지고 구불구불 휘어져 버리게 되었단다.
사람들은 걱정을 했고 온통 뒤죽박죽이었단다.
그렇지만, 아직 모양이 바뀌지 않은 것이 남아 있었단다. 그것은 작은 점이었는데 큰 점들은 동그라미들처럼 제 모양을 잃어버렸지만 작은 점들은 너무 작아서 구러지거나 삐뚤어질 수 없었단다. 이 작은 점 하나가 사라져 버린 모양들을 되찾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거야!"
세상에는 아직도 많은 작은 점들이 남아 있었고 작은 점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친구들을 모았다.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부어 모여 있던 작은 점들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얘들아, 서로 꼭 달라 붙어! 떨어지면 안돼!"
작은 점들은 서로 달라붙어 실처럼 길게 이어진 선을 만들었고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물결처럼 구부러지기도 했다. 그렇게 작은 점들은 세모와 네모, 선과 달걀모양, 동그란 모양으로 변했다. 그러자 사라져 버렸던 모양들이 다시 나타났다.
다시 둥근 공 모양이 된 지구는 정말 기뻤고 세상의 모든 모양들은 작은 점을 최고의 친구로 여기게 되었다.
그림도 내용도 너무나 아름다운 책을 받아들고 한참동안 빙그레 웃었다. 작은 점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 우리 각자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 작은 점 하나와 같은 존재가 아니겠는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일들이 이곳저곳에서 일어나지만 언제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거라는 생각과 나 혼자의 힘이 아니라 모두의 힘을 합치면 뭐든 가능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즐거웠다.
우리는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모두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
작은 우리 아이들 하나하나가 이 땅의 생명이고 미래라는 생각과 더불어 구불어지고 휘어지고 비뚤어진 세상을 우리가 함께하면 다시 그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용기와희망을 함께 읽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글쓴이에 대해 살펴보니 인도의 대표적인 동화작가란다. 인도의 철학이 담겨 있겠구나 생각하니 또한번 흐뭇했다. 우리 모두 더불어 사는 세상 아름답게 가꾸며 살아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