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번 주말엔 친정에 모여서 온가족이 한의사에게 진맥을 보고 한약을 지었다. 할머니 상을 치르고 심신이 많이 지치신 아빠와 엄마, 늘 피곤에 절어 사는 미용사 새언니, 늘 술을 가까이하고 쉬는 날엔 골프치러 다니느라 더 바빠진 큰형부, 아이 셋 키우느라 담도 걸리고 늘 피곤해하는 큰언니, 지금은 안아픈데 미리 보약 한번 먹어둬야한다는 작은 언니, 그리고 감기를 달고 살아가던 나와 우리 아이들. 이렇게 모이기도 또 쉽지 않은데 요즘 인라인에 푹 빠져 있는 현준이에게 누나들이 함께 타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을 했더니 모두들 오랜만이라며 즐겁게 탔다. 5학년인 혜지가 현준이에게 잘 가르쳐 주는 것 같더니만 오늘은 혼자서 휭하니 인라이타고 달아났다. 거기에 뒤질세라 1학년 수민이도 제법 잘 타니 금세 언니 쫒아가고 남은 지민이와 현준이만 사진 한장씩 찍어주고 열심히 넘어지고 또 일어나서 타고 그랬다. 현준인 아직도 거의 걸음마 수준인데도 끝까지 인라인을 신고 열심히 다니는 걸 보니 기특하기도하고 대견하기도하고 그랬다. 현수가 하도 보채서 현준이는 제대로 봐주지도 못했지만 잘 타든 못 타든 모두들 즐겁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