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이에게도 질투는 분명 있다. 하지만 현수만한 질투의 화신도 없는 것 같다. 현준이가 친구와 함께 놀이에 몰두하자, 현수가 현준이의 친구 머리를 때리고 머리카락도 잡아 당기고 심지어 발로 살짝 차기도 하더라. 물론 아직 아기라 말로 안되니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모든 자기가 독차지하려는 마음을 자꾸만 보여준다.
엄마, 아빠가 오빠와 조금이라도 친하게 지내면 슬쩍 와서는 오빠를 꼬집거나 한대 툭 때리고 도망 가기도 하는데, 오늘은 오빠에게 미리 온 어린이날 선물에 질투심이 발동해서 오후내내 앙탈을 부렸다. 이모들이 현준이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사서 보내주었는데 그걸 신고 집안을 돌아다니는 현준이를 계속 못살게 굴고 인라인스케이트 한번 신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현준이도 절대 현수에게 호락호락하게 넘겨주질 않고 오빠꺼니까 만지면 안된다고 엄포를 놓는다.
내가 요새 가장 난감한 건 현수가 부쩍 자라면서 오빠를 이기려고 하는 것, 오빠가 가진 것들을 모두 자기가 가지려고 하는 것, 똑같이 잘 해주려고 하지만 분명 안되는 것들도 있는데 그럴 땐 정말 난감하다.
잠자리에서는 늘 아빠 옆에서 자던 현준이가 아빠가 안 들어오는 관계로 혼자 이불 속에 들어가며 엄마 옆자리 그러니까 늘 현수가 자던 자리에서 자고 싶다고 떼를 조금 쓰긴 했는데 그래도 금새 자기 자리에서 잠이 들었고, 잠시 뒤 엄마 목을 꼭 끌어안고 현수도 간신히 잠을 잤다.
크면 나아지긴 하겠지만 지금 당장이 너무 힘든건 두 아이가 서로 시샘한다는 것, 그래서 요즘들어 자주 다투게 되는 것 같은데 조율하기도 힘들고 늘 현준이에게 양보하라고 할 수도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현수를 혼낼 수도 없고, 아이들 키우는 건 이래저래 늘 힘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