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맞는 이웃을 만난다는 건 싶지가 않다. 나처럼 예민한 사람에게는 말이다. 

현준이에게 친구가 필요할 것 같아 같은 단지에 살고 있는 5세 남자아이가 집에 놀러 온 적이 있는데 그 아이의 행동에 현준이도 나도 기겁을 했었다. 그 이후 친구사귀기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나 집안에 들여서는 안된다. 

그런데 바로 우리동 옆라인에 현준이보다 1살많은 형이 살고 있는데 그 아이들은 심성도 바르고 예의도 바르고 그냥 봐도 참 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아이들의 엄마가 참 바르시다. 아이들 예절교육도 잘 시키시고 아이들에게 참 잘하신다. 그러다보니 현준이도 그 아일 잘 따르고 그 아이 집에도 놀러가게 되고 그 아이 가족도 우리집에 놀러오게 되었다. 그렇게 왕래를 하면서도 크게 문제가 될만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고 오히려 현준이가 흥분해서 현수에게 소리지르고 몇대 지어박은게 문제가 되어 그날 내게 조금 혼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충분히 놀 시간을 주자는 것, 책은 많이 읽어주는 것,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 등등 거의 생각도 비슷하고 아이들도 1살차이로 둘씩 있는 것도 마음에 들어서 서로 왕래하며 서로 배울 것 배우며 지내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올해 이사를 하잔다. 며칠 전 친정언니네 식구들이 놀러왔는데 또 아래층에서 올라와 시끄럽다고하고, 시부모님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까지 오시는 길도 불편하고 그래서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이사를 했으면 좋겠단다. 아무래도 현준이 유치원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을 것이다. 유치원에 걸었던 기대가 충족되었다면 쉽게 이사하지 않고 현준이가 졸업할때까지 이 동네를 떠나지 말자고 했었는데 원장이나 담임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것도 한몫한 것 같다. 그래서 우선 현준이는 한학기만 보내야할 것 같다. 

이런저런 얘기에 이웃에게 이사얘기도 비췄더니 못내 서운해하신다. 그리 서운해해주시니 솔직히 감사하다. 귀찮은 이웃이 아니라 좋은 이웃으로 생각해주셨구나 생각하니 나도 조금은 서운한 마으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내가 잘 가르치지 못하는 것을 또래 형을 보며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내심 흐뭇했었는데......또 살아가면서 쉽게 만나지지 않을 좋은 이웃을 두고 이사를 한다는게 나도 많이 서운하다. 우리가 이사하는 곳으로 이사오시면 좋을 것 같은데 ㅎㅎ 그건 정말 내 욕심일뿐이고, 있는 동안이라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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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3-18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처럼 좋은 이웃을 만났는데 아쉬워요. 새로 이사가는 곳에서도 또 좋은 이웃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꿈꾸는섬 2009-03-18 22:18   좋아요 0 | URL
정말 많이 아쉬워요. 있는동안이라도 잘 지내려구요.

무해한모리군 2009-03-18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이사를 하시려면 일이 또 많으시겠네요.
저도 부평초처럼 떠도는 서울살이에 가장 아쉬운 점이 동네친구랍니다.
그나저나 어서 괜찮은 유치원이 찾아져야 할텐데요..

꿈꾸는섬 2009-03-18 22:20   좋아요 0 | URL
그래도 아직 10월초에 있을 일이니 천천히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어느 곳으로 가야할지 차분히 생각해야겠어요. 한곳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에 대출을 받아볼까도 했지만 대출이자 무서워서 그런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