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도착한 날, 남편은
"뭐야?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왜 그런게 궁금해?"
그런다.
소설 제목에 왜 민감한 반응을 보일까? 우리 부부도 어느새 5년을 살았고 처음 만난 걸로 치자면 정확하게 만 6년이 되어서일까?
처음 만났을때의 설레임, 그런 거 요즘엔 못 느낀다. 그냥 부부고 그냥 같이 사는게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다 아이들 뒤치닥거리하다보면 남편은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남편과 처음 만났을 때를 우린 서로가 잊지 못한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10대나 20대의 풋사랑에서나 가능할거라고 생각했었으니까, 신랑은 서른이 넘었고 난 서른을 향해가고 있었으니까, 우리 둘이 똑같이 처음 만난 날, 첫눈에 반했다는게 거짓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 6년밖에 되지 않아서인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훤칠한 키에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화술을 가졌고 타인을 배려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그게 뭐 그리 중요했을까 싶을 때가 가끔 있다.
연애할때와 결혼해서는 또 다른 의미를 갖게 하니까......그때는 가끔 만나 즐거운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요즘은 말도 잘 안 통하는 것 같은 이 사람과 왜 결혼했을까? 하기도 하니까......
일년동안 책 한권 겨우 볼까말까한 이 사람이 얼마전엔
"일년동안 책 한권도 안 읽는다고 너 내 흉보지?" 하고 묻는다.
"아니, 일년동안 난 돈 한푼 벌지 않고 쓰고 있는데 뭐......내가 더 미안한 거 아닌가?"하고 말했더니,
"ㅎㅎ그렇지......"그런다.
아참, 단순한 이 사람, 정말 뭐가 좋았던걸까?
그래도 함께 있으니까 참 좋고 마음 든든한 그 무언가가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