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이 비슷한 생활을 하다보니 날짜에 대한 감각이 무뎌졌다. 그래도 어느새 2008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다. 나는 늘 그대로인 것 같은데 시간은 늘 저만치 앞서간다. 또 이 한달이 지나면 나이를 먹겠구나 생각하면 한숨도 나오지만 이 한달이 지나면 아이들은 또 자라겠구나 생각하면 대견하고 기특하고 그런 가슴 벅찬 감동도 밀려 온다. 그래도 어김없이 1월, 2월, 또 금새 몇 달 후딱 지나고 10월, 11월, 12월이 또 오겠지 생각하면 사는 게 참 재미없는 것도 같고, 어찌 생각하면 또 재미있는 것도 같고, 어리버리 시간만 보내는 것 같아 한심한 것도 같고, 참 형편없이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냥 그렇다.

그래도 12월은 또 금새 지나간다.

연말이라고 여기저기서 모이자는데 아이들 데리고 외출하면 남편은 술 마시고, 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애들 뒤치닥거리하고, 좋아하는 술 한잔도 제대로 못하고 남편 대신 운전하고 집에 돌아오면 애들 씻기고, 술에 취해 쓰러진 남편은 나몰라라 할거고, 애들 재우고 또 그렇게 반복되는 일을 몇번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12월이 좋기도 싫기도 하다. 매일 집에 있으니 나가서 사람들 만나는 것이 반갑긴한데 12월은 추우니 아이들이 감기라도 달고 들어오면 또 며칠을 고생해야하고, 그래도 가족동반 모임이라고 끼워주는 건 그나마 다행이고, 남편 혼자 술 마시러 가는 날은 아예 기다리지 않는 게 상책이고 가끔 만취에 추태를 부리기도 하니 12월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

남자들끼리 만나면 적당히 술마시고 헤어지는 분위기는 전혀 없는 듯, 1차는 밥 먹으며 간단히 한잔, 2차는 가볍게 맥주, 3차는 노래방 혹은 가요주점, 4차는 헤어지기 아쉬우니 딱 한잔만 더......기본 4차까지 하려면 겨울 긴 밤도 짧게 느껴지겠지......다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되는 건 다음날 몸 상해서 고생하는 건 왜 생각 못하는지......이 놈의 12월이 뭐라고......아, 지겹다.

어찌되었든 12월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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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2-0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은 너무 바빠서 싫은 달... 새로 해가 바뀌는게 뭐 그리 의미있는 일이라고 그냥 또다른 어제일뿐싶네요. 그냥 빨리 확 지나고 좀 한가해질 1월이 빨리 왔으면 해요. ^^

꿈꾸는섬 2008-12-04 01:09   좋아요 0 | URL
ㅎㅎ그러게요. 바람돌이님도 12월이 무지 바쁘시고 힘드신 것 같아요. 얼른 1월이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