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오는 김장.

이번에 낙향하신 시부모님 덕에 시골에서 직접 농사 지은 통통한 배추로 담근단다. 매일 새벽 밭에 나가셔서 달팽이를 잡으셨다는 거의 유기농에 가까운 배추란다.

울 아들은 벌써부터 시골에 간다고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에구 엄마는 힘들거라고 얘기조차 꺼내지 못했다. 그래도 즐겁게 다녀와야지 하는데 아무리 최면을 걸려고 해도 안 걸린다.

사실 일을 하는 건 괜찮은데 자고 오는게 영 불편해서...살짝 걱정이다.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시부모님 집에서 자는 건 영 편치 않다. 노인네들 잠도 없어 새벽같이 일어나시면 아침잠 많은 나로써는 고역이다. (새벽 4시면 일어나신다) 밥 해먹는 것도 사실 한 걱정이다. 무얼 해드려야 하나??? 전번처럼 냄새나는 이불은 사양하고 싶은데 날이 추우니 그것도 걱정이다. 볕에 바싹 말리면 좋으련만 이불에서 냄새나는 건 정말 고역이다.

사실 내려오지 말라고 그러시지만 그게 어디 그런가, 노인네 두분이서 고생할 것 뻔히 알면서 모른척 하기도 쉽지 않고 결국 일정을 잡았으니 좋은 마음으로 가면 좋겠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들, 잠도 잘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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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1-15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댁에 가는 길은 항상 그렇게 자잘한 걱정들과 머뭇거림이 저절로 따라오죠. 저도 그래요. 그러면 안되는데 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안되는걸 어쩌겠어요. 그냥 세월이 지나면 점점 좋아지겠지 하는거죠. 뭐 실제로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긴 하더군요. ^^

꿈꾸는섬 2008-11-15 01:11   좋아요 0 | URL
아,, 세월이 약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