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숲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권수연 옮김 / 포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작가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악의 숲'을 읽다 보면 모든 사람들은 다 음험한 본성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암울해지기도 했다. 그만큼 '악의 숲'은 전작들보다 더 강렬해지고 공포심은 배가 되어 마음을 쪼그라들게 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잔'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수사판사이지만 실상은 외로움에, 사랑에 지친 여성으로 등장하여 실패한 사랑을 부여잡고자 몸부림치며 일상에 강박증세를 보이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급기야 법적으로 해서는 안되는 일을 저지르게 되고 그 와중에 살인사건의 예고편 같은 내용을 접하게 되고 잔은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현실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전대미문의 연쇄살인사건이 파리 도심에서 발생하면서 두 사건이 서로 연결되었음을 알게 되고 깊이 관여하게 된다. 연쇄살인사건은 원시 문명의 인신공양, 식인증, 자폐, 유전으로 연결되어 파리, 니카라과, 과테말라, 아르헨티나의 혼령의 숲으로 향하게 되고 중남미 역사와 복잡하게 얽히면서 사건은 복잡다단해지고 심리적으로도 막다른 길에 몰린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나마 이 음울한 사건 속에서 한줄기 빛이라면 스스로 자괴감에 몸부림치던 '잔'이 그 상황에서 벗어나 사건에 매달리게 되면서 스스로 자존감을 찾아가는 점이다. 사건을 수사하고 퍼즐 조각 같은 단서들을 서로 결부시키고 사건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잔'은 '악'의 기원이자 종말 같은 광기의 범인을 찾아내고 자존감을 되찾게 된다. 더불어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는 점이 광폭한 연쇄살인의 행태와 연출된 사건의 현장, 유전자 기호 같은 암호, 믿고 싶었던 사람에 대한 믿음이 철저하게 무너져 내려도 참을 수 있게 한다. 그만큼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세밀하고 긴장감은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고 배치되어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야 안도의 숨이 내쉬어진다. 휴~~

 

오랜만에 작가의 스릴러 소설을 읽어서인지 흥미진진했던 전작들도 생각이 나고 '인간' 자체가 복잡 미묘한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금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좀 묘하다. 믿어야 하는 존재도 인간이고 믿지 말아야 할 존재도 인간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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