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무서운 인습과 관습을 보는 것 같아 상식을 넘어서는 그 무엇인가의 공포를 느끼게 된다. 대화도 통하지 않고 당연히 설득도 되지 않는 일들을 제식이라는 명분아래 정교하리만큼 전승시키고 있는 신비로운 물의 신 '미즈치'를 모시고 있는 나라 지방의 외딴 산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전국 각지의 기담을 채집하며 방랑하는 환상 소설가이자 탐정인 도조 겐야를 중심으로 그의 편집자 시노와 함께 우연히 맞닥뜨리게 되는 사건을 박학다식한 전승에 대한 지식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우연히 도조는 선배에게 신비로운 물의 신 '미즈치 님'을 외경하는 나라 지방의 어느 산골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우제 의식을 듣게 되고 십삼 년 만에 열린 기우제 의식에서 의식을 주체했던 신남이 괴이하고도 공포스런 표정을 한 채 시체로 발견되면서 '미즈치 님'을 둘러싼 기우제 의식에서 일어났던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되집어보게된다. 도조는 자의 반, 타의 반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게 되고 살인은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작가 미쓰다 신조는 본격미스터리와 민속적 호러를 결합한 소설들과 현대의 본격추리소설에 괴기담을 곁들인 추리소설 작가(자신과 이름이 같은)가 등장하는 현대 추리소설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제일 처음 접한 소설은 '산마처럼 비웃는 것',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먼저 읽었었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다.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만들어내는 관습, 인습, 미신등이 민속학과 결합하고 그 것을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그 무엇도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하고도 공포스런 의식이 재현될 수 있구나 하는 으스스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러한 감정이 복잡다단하게 맹목적으로 치열하게 표현된 소설이 바로 '미즈치러럼 가라앉는 것'이다. 그래서 더 오싹하기도 했고 '사람'만큼 복잡하고 기묘한 점을 지닌 생물은 이 세상에는 없구나하는 생각이 하게 된다. 두렵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