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분의 1의 우연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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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게 된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 '10만 분의 1의 우연'은 기존 작가의 소설들과 다소 다르게 느껴지면서도 작가만이 지닌 독특한 시각과 폭 넓은 관심과 사건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치밀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새삼 놀라게 된다. 출간된지 30여 년 전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촘촘하게 사건을 풀어내고 있고 소름돋을 만큼 주인공은 복잡함 감정을 숨긴 채 사건을 냉정하게 이끌어간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소설은 한밤중에 일어난 도메이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연쇄 6중 추돌사고를 다루고 있다. 첫 번째 고속으로 달리던 트럭이 전복되면서 뒤따르던 차량들이 연달아 추돌사고를 일으키면서 대형 참사가 일어나게 된다. 6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부상자가 속출한 사건은 불행한 차량 사고로 기억되고 지나칠 수 있었지만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아마추어 사진작가 야마가 교스케의 의해 이 현장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고 생동감 넘치는 추돌 차량에서 불길이 치솟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사진을 신문사의 사진 공모전에 발표하게 되고 연간 최고상을 수상한다. 이 사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이슈를 몰고 오게 되면서 사진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하는 독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긴박한 차량 추돌사고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하지는 않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이에 신문사에서는 공모전 수상작을 뽑았던 심사위원장은 반박기사를 내고. 실제 사고 사건은 첫 번째 트럭 차량 운전자가 무슨 이유로 급하게 핸들을 꺽었는지, 사고가 일어난 원인은 무엇인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진은 큰 불씨를 안은 채 흘러가게 된다. 그때 사고로 결혼을 한 달 앞둔 예비 신부를 잃은 약혼자는 심사평에서 나온 10만 분의 1의 우연이 만들어 낸 사진이라는 점에서 현장을 직접 가 본 후에 당선 소감 내용과 현장이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되고 그의 외로운 수사는 시작된다.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과연 나는 사람들을 구할 것인가? 긴박한 사고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세상에 알려야 할까? 어디에서나 카메라가 넘쳐나고 나와 상관없는 일에도, 불행한 사건 사고에도 주저없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상황이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 역시 카메라를 들이대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 한 편이 찌르르 아파온다. 공명심은 달콤한 유혹처럼 매순간 우리를 유혹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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