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한상운 지음 / 톨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플루엔자'는 우선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소설이다. 그래서 사실 더 공포감이 스멀거렸다고 할까.

 

소설은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야금야금 공포를 풀어놓고 있다. 배경은 강남 한복판의 특급호텔의 옥상으로 그곳에서 수도권 영공방어를 위한 대공포진지를 지키고 있는 21살의 청년 제훈을 주인공으로 한다. 얼마 전까지 예쁜 여자 친구 영주와 행복한 시절을 보내가 군대에 온 제훈은 하루하루가 고달프다. 실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화려한 강남 호텔 옥상에서 근무하니까 편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더 고달프고 상급자들에게 시달리고 고문관 같은 후임자에게 진저리가 나는 중이다. 그러던 중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차이나플루가 누그러드는 시기인가 했는데, 오히려 차이나플루 백신의 부작용으로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좀비증후군'이 발병하고 도심은 순식간에 공포의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좀비'영화의 핏빛 장면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폐쇄적인 공간에서 사투를 벌이는 장면들과 그 속에 속한 사람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며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고립된 공간 옥상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아래, 제훈을 비롯한 군인들은 좀비들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호텔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감염되지 않은 자들과 좀비가 되어 버린 자들 간의 치열한 핏빛 싸움이 전개된다.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평범한 일상을 습관처럼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이기에, 좀비가 되어버린 사람들에게도 감염되지 않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도 생 지옥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사실감 있게 표현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도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세상의 종말을 생각하게 되고 선택권이 없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이 상황을 자포자기로 받아들이는 자와 끝까지 생존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결심하는 자들의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속에서 제훈을 비롯한 생존한 사람들은 소중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투쟁을 결심하게 되고 맞서고자 한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살짝 아쉬움이 감돈다. 너무나 좀비 영화, 소설에서 많이 봐서 익숙한 전개와 열린 결말은 '낯설게 하기'가 생명일 수도 있는 장르, 호러소설에서 익숙함을 주고 있기 때문에 중, 후반부터는 결말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좀 더 강한 결말을 준비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