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살다보면 일상에서 몇번씩 부딪히게 되는 나쁜 감정의 소용돌이가 있다. 작게는 짜증부터 크게는 자학과 분노의 중얼거림까지. 마치 모든 상황들이 '나'만 괴롭히려고 만들어진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이며 그야말로 짜증이 폭발할 것만 같을 때가 생긴다. 그럴 때마다 어찌할지 몰라 무조건 먹거나, 자거나, 울거나를 반복했었는데 그게 도움이 크게 되지 않더란 말이다. 먹을 때도. 잘 때도 울 때도 그 모든 원인이 되는 생각들이 무한 반복되면서 몸과 마음을 여전히 괴롭혔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무조건 '걷기'였다. 처음 걷기 시작하면 여전히 모든 잡념들이 나를 괴롭힌다. 하지만 곧 몸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여러 잡념들이 단순화가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래서 한 두 시간 정도 걷고나면 한 없이 커다랗게 느껴졌던 문제들이 단순하게 정리가 되어 해결의지를 갖게 된다. 물론 김연수 작가처럼 마라톤을 하면서 달릴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게으른 마음과 몸이 거기까지는 절대 협조를  안 해주기 때문에 난 걷는다. 걷는 것도 달리는 것만큼 멋진거야 라고 우기면서.......

 

'지지 않는다는 말'은 김연수 작가의 에세이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부터 작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소설가가 된 후에 소설쓰기, 책 구매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읽다보면 마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작가와 마주보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우선 요즘 강박증 비슷하게 책을 정리를 하고 읽고 하는 부분이어서인지 가장 뜨끔하면서도 작가가 확!! 인간적으로 다가왔던 이야기는 '이것이 지금 네가 읽고 싶은 책이냐?'였다. 인터넷 서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책을 한 권을 사더라도 매번 고민하고 이게 최선일까? 나는 정말 이걸 원하나? 고민하던 시기를 넘어서 어느 순간 묻지마 구매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같은 책을 또 구입한 적도 있고 내가 무슨 책을 왜 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요즘 부쩍 책장 정리를 하면서 작가와 비슷한 충격(?)적인 경험을 하고 있어서인지 읽는 순간 '헉!'했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면서 아무런 생각도 고민도 하지 않고는 베스트셀러라고 하니까, 다른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니까, 신간이니까 하면서 사들였다. 그러다보니 도대체 이 책은 내가 왜 샀을까? 하는 책부터 한 작가의 책을 다 구입해놓고는 이 작가의 책을 내가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거기에다 좋아하는 취향의 소설도 아니라는 점을 발견하고 경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흑.

 

'지지 않는다는 말'은 소소한 일상의 세계에서 자신의 삶의 중심을 잡고 절망과 실패를 하더라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서 시작하면 된다고 알려주는 것 같다. 삶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처럼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더라도 그래서 간혹 넘어져 다치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말이다. 작가는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살고 또 어떤 이는 책, 영화, 일을 하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며 살며 되는 것이다. 달리던, 걷던, 춤추던,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삶을 나의 의지대로 살고자 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매번 놓치고 마는 삶의 자세를 기억하면서 말이다. '이것이 지금 네가 읽고 싶은 삶이냐?'를 되새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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