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에 걸려온 전화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2
아즈마 나오미 지음, 현정수 옮김 / 포레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바에 걸려온 전화'는 바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이미 사건은 시작된다. 전화를 받은 그는 삿포로 스스키노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토박이 '탐정'이고 머리보다는 행동으로 내키는 대로, 마음이 따르는 대로 하는 감성 가득한 사람이다. 우선 탐정이란 모름지기 머리와 행동을 동시에 해내는 인물이어야 멋있다는 개인취향을 보태어 이 탐정은 우선 흥미진진하다. 단골 바의 카운터에 앉자마자, 바텐더는 아무 말 없이 위장약 상자와 물 채운 텀불러, 위스키 더블 잔을 빠르게 대령하고 그 또한 아무 말 없이 위장약을 먹고 위스키를 마신다. 오로지 술을 마시기 위해 위장약을 먼저 먹는 탐정이며 세상의 다른 탐정과는 달리 삶에 지치거나 우울해하지도 않는다. 뭐 그렇다고 평생의 '짐'이 될 과거를 갖고 안고 살고 있는 것처럼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말 그대로 탐정 일이 좋아서 열심히 하는 탐정이다. 어쩌면 탐정 중에 가장 행복한 탐정들 중에 속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는 맡은 사건에 최선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도와줄 여러 부류의 친구들도 있다. 그러니 그에게 사건을 의뢰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아무런 토 안 달고 사건에 집중해서 해결해줄 테니 말이다.

 

바에 있는 탐정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상대 여인은 자신이 '곤도 교코'라고 밝히며 사건을 의뢰를 하며 다소 엉뚱하고 단순한 행동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 자신이 알려준 장소에 가서 상대방을 기다리고 한다거나, 전화를 해서 어떤 인물에 대해서 물어보라고 하던가 하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들을 수행해주기를 원한다. 탐정인 '나'는 그녀가 전해준 작은 정보들을 조합해서 사건의 그림을 조금씩 그려가기 시작하면서 그녀가 접선하라고 알려준 인물들이 예사롭지 않은 인물들임을 알게 되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한 사연이 기다리고 있는 사건들과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우선 사건을 의뢰한 그녀가 '곤도 교코'가 아니라는 사실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바에 걸려온 전화'는 스스키노 탐정시리즈의 두 번째 소설이고 엉뚱하지만 의협심 강하고 타협도 잘하는 술과 친구, 여자를 좋아하는 재미난 탐정이 나오는 탐정소설이다. 시리즈가 영화화되고 있고 인기 또한 높다고 한다. 첫 번째 소설 '탐정은 바에 있다'가 살짝 호불호가 갈리는 평을 받아서 두 번째인 '바에 걸려온 전화'부터 읽었는데 '탐정은 바에 있다'도 읽고 싶어졌다. 다소 엉뚱하고 머리보다는 몸부터 쓰고 무조건 사건에 부딪히고 보는 '그'가 풀어나가는 사건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었을지 궁금하고 앞으로의 시리즈도 궁금해진다. 다소 무겁고 진지하고 모든 고뇌를 안고 있는 탐정에서 살짝 벗어나고 싶다면 바에 있는 탐정을 떠올려보자. 그라면 좀 시시하고 계면쩍은 이야기를 담은 사건도 진지한 표정으로 유쾌하게 들어주고 의뢰를 받아줄지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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