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의 복합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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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명 소설가인 이세 다다타카는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은 출판사 '구사마쿠라'의 편집 차장인 하마나카 미쓰오으로부터 '전설을 찾아가는 벽지 여행'이라는 기행 에세이를 의뢰받게 되고 함께 여행하면서 에세이를 연재하기로 한다. 이세는 기행 에세이에 민족전설을 연결시켜서 작업한다는 취지도 신선하고 자신을 알아봐주었다는 데 만족감을 느끼며 영민한 청년 하마나카와 기쓰 온천으로 첫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밤에 우연히 사체 수색을 하는 경찰들과 마을 사람들을 보게 되고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하마나카는 젊은 청년답게 사건에 큰 관심을 갖고 이세의 기행 에세이에 이 사건을 포함시키자고 하고 이세는 크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하마나카의 설득에 넘어가게 되고 사건을 기행 에세이에 실게 된다. 다음 날에는 아카시의 히토마루 신사에서 20대 중, 후반의 기모노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을 스치듯 만나게 되고 그 여인은 잡지가 발간된 후 이세를 집으로 찾아오게 되는 묘령의 아가씨이다. 그녀의 이름은 사카구치 미마코인데 주변의 모든 사물을 숫자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독특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이다. 그녀는 이세에게 사건 전체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숫자에 숨겨진 힌트를 주게 되고 이세와 하마나카가 겪게 되는 살인사건의 첫번째 희생자가 된다. 이세는 하마나카와 여행을 하면서 점차 기행 에세이 연재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지면서 여행 중에 만나게 되고, 살인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과 사건을 추리하다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과거의 진실과 마주치게 된다.

 

 

'D의 복합'은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장편 미스터리 소설이다. 일본 각지에 남아있는 민속 설화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살인사건을 연결시켜 독특한 미스터리 소설을 만들었다. 우선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의 민속 설화, 전설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무명 소설가 이세와 편집 차장인 하마나카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소설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우라시마 전설, 하고로모 설화에 얽힌 이야기들은 소설의 미스터리 부분 못지않게 흥미롭게 전개되며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사실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선녀와 나무꾼 전설은 그저 선녀를 좋아하던 무지몽매한 청년의 욕심으로 일어난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 억류설과 연결시켜 생각해보니, 과연 그렇구나! 했었다. 세이초는 이 작품에서, 일본 각지에 남아 있는 민속 설화를 살인 사건과 연결시켜서, 범인을 압박하는 역할을 하게하며 인간의 깊고 깊은 애증과 복잡다단한 사연과 맞물리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데, 사회파 미스터리 거장이라고 불리는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다. 방대한 지식과 준비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소설이라는 것을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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