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크리스 - 거울 저편의 세계
코넬리아 푼케 지음, 함미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평소에는 거울을 무심코 쳐다보며 지내다가 아주 가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자세히 쳐다보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설명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이 재빠르게 지나가게 되는데, 그 느낌은 거울 속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물론 나만 그런 느낌을 받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끔 내가 평소에 생각해오던 나 자신에 대한 이미지와 묘하게 다른 모습의 내가 거울 속에서 발견될 때가 있다. 그럼 살짝 당황스럽기도 해서 얼른 거울을 외면했다가 다시 쳐다보면서 내가 저런 표정을 짓는구나, 저렇게 변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심리 스릴러 영화 장면에서 거울 보는 사람과 다른 표정과 행동을 하는 거울 속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이 가장 소름끼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큼 '거울'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상당히 이중적이고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거울을 통해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릴 것만 같고 나와는 다른 또 다른 내가 그 거울 속 세상에서 살고만 있을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바로 '레크리스'는 그런 '거울'의 이미지를 통해 거울 저편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그림 형제의 동화 속 환상적 이야기가 나름 현실적 실체의 모습을 갖고 등장하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레크리스'는 제이콥이 1년 전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의 단서를 찾기 위해 아버지의 서재를 살피다가 뜻을 알 수 없는 그림과 메모를 발견하고 되고 거울을 통해 거울 저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뒤 12년 동안 제이콥은 어머니와 동생 빌에게 비밀로 한 채, 두 개의 달이 뜨고 그림 형제의 동화 속 배경이 된 거울 저편의 세계를 넘나들며 그 곳에서 유명한 보물 사냥꾼이 되어 현실과는 전혀 다른 모험을 하며 이쪽 세계보다는 그쪽 세계에서 자신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여우소녀와 함께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제이콥의 동생, 빌이 형을 따라 거울 세계로 오게 되고 인간과 적대관계인 고일족이 갈고리 밥톱에 부상당해 몸에서 비취옥이 돋아나게 되며 점차 돌 인간으로 변해가게 되고 그 와중에 빌의 여자 친구인 클라라가 거울을 통해 들어오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더 급박하고 복잡하게 돌아가게 된다. 자신을 긴 시간동안 요정의 마력으로 섬에 머물게 했던 옛연인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찾아가게 되고 어둠의 요정과의 대결을 위해서, 빌을 인간의 모습으로 되찾아오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험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두 형제, 제이콥과 빌의 관계, 두 자매 요정의 복잡 미묘한 관계와 제이콥과 여우 소녀와의 관계, 제이콥과 빌의 연인 클라라와의 관계, 어둠의 요정과 고일족 왕 카미엔과의 관계 등등이 숱하게 얽히면서 재미를 더 해 준다.

 

작가 코넬리아 푼케의 소설은 처음 읽은 것이지만 작가의 소설이 영화화 된 '잉크 하트'를 재미있게 보아서인지 작가가 들려주는 세계가 낯설지가 않았었다. 책으로 먼저 접한 세계는 아니었지만 소설'레크리스'를 통해서 좀 더 그녀의 세계를 알게 된 것 같고 흥미 있었고 재미있었다. 마지막에 결말이 살짝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후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독자로서 기대를 하게 된다. 현실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의 흐름을 가진 거울 세계 속에서 제이콥이 보내게 될 그 시간들의 모험이 궁금하다는 생각을 책을 덮으면서 하게 된다. 설마 이렇게 제이콥의 이야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겠지, 아닐 거야, 안되는데 하고 속으로 중얼중얼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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