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악의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유명 소설가 히다카 구니히코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후두부에 둔기를 맞고 전화고트로 목을 졸린 채, 히다카의 젊은 아내와 오랜 친구 아동문학작가인 노노구치 오사무에 의해 발견된다. 과거 한때 노노구치와 같은 학교에서 재직했었던 경험을 갖고 있는 가가 교이치로 형사가 수사에 들어가게 되고 곧, 가장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피해자의 친구 노노구치 오사무의 알리바이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노노구치 오사무와 형사 가가 교이치로 형사의 두뇌대결로 압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거의 초반부부터 범인이 노노구치로 밝혀지면서 그가 도대체 왜, 자신의 등단을 도왔던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히다카를 잔인하게 살해해야만 했었는지에 대한 살인사건을 둘러싼 관계자, 노노구치의 수기, 가가 형사의 수기, 주변인의 증언과 회상, 해명으로 구성되어 사건의 실제 감을 생생하게 부여하고 있다. 가가 형사는 수사를 진행하면서 히다카와 노노구치, 둘의 관계가 겉으로 보이는 모습하고는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점점 더 의문에 싸이게 된다. 하지만 끈질긴 조사와 노노구치의 어두운 심리를 파악하게 되면서 경악스런 결말을 맞게 된다.

'악의'를 읽으면서 경악,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한 사람에 대한 증오가 이리도 깊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과 그 증오의 이유가 이렇게도 허무할 수가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작가 히가시조 게이고는 이러한 인간의 깊고 깊은 악으로 가득 찬 심연을 가가 형사와 범인 노노구치의 심리 게임으로 생동 감 있게 보여준다. 읽는 내내 노노구치가 숨겨진 최대 피해자여서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또 다른 잔혹한 진실이 숨겨져 있는지에 대해 몰두하면서 읽었었다. 오랜만에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고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