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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피아크르 사건 ㅣ 매그레 시리즈 13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작가 조르주 심농의 소설들은 각 권마다 조금씩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솔솔한 소설이다. 분명 매그레 수사반장이 주축이 되어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지만, 그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각기 다른 사연들을 지닌 인물들 또한 부각시켜 매그레 수사반장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동안 중심 인물들 역시 한 발 전진하는 변화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러기에 매르레 시리즈 소설의 재미를 더 하는 역할을 한다.
'생피아크르 사건'은 매그레 수사반장의 공향 생피아크르에 어느 날 경찰청으로 살인을 예고하는 종이쪽지가 날아들면서 시작된다. 수십 년 만에 고향을 찾은 매그레 반장은 어린시절 동경해마지 않던 우아하고 아름다웠던 백작부인이 성당 안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예고된 노백작 부인을 죽음을 수사를 하게 된다. 사건을 수사해가면서 매그레 수사반장은 과거 순수했던 어린 자신의 모습과 우아하고 아름다웠던 젊은 백작부인을 떠올리며 현재의 너무나 추하게 변해버린 노백작 부인의 행적과 허물어져가는 성의 모습에 당혹감을 느끼며 혼란스러워하게 된다. 백작이 죽은 후, 백작부인은 점차 무너지기 시작하며 아들 뻘 되는 젊은 남자들과 끊임없이 추문을 일으키고 가세를 기울게 만들어 지금은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노 백작부인은 자신의 추문과 무모한 투자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되자 점차 정당한 상속자인 아들 생피아크르 백작을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백작부인이 '살인자 없는 살인'으로 목숨을 잃게 되고 아들 생피아크르 백작부터해서 모든 주변인물들이 수사 상 용의자로 오르게 되고 매그레 반장은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추악한 인물들의 행적에 분노하게 된다.
'생피아크르 사건'에서 눈여겨 볼 인물은 매그레 수사반장 외에 젊은 생피아크르 백작의 변모이다. 처음에는 백작부인에게 의존만 하는 철없는 아들에서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범인을 추려내는 과정을 걸치면서 한량의 모습에서 책임감을 지닌 젊은 생피아크르 백작의 변모된 모습을 보여준다. 더욱이 노 백작부인에게 빌붙어 애인 겸 비서노릇을 하면서 가산을 탕진한 에밀 고티에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더 확연한 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장례식 전날 밤 용의자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범인을 압박해 나가는 과정과 범인을 응징하는 장면은 짜릿한 통쾌함을 준다. 물론 강직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지닌 메그레의 조용한 격려와 도움으로 말이다. 최근에 읽은 매그레 시리즈 중에서 어쩌면 가장 소소한(?) 사건일지도 모르는 '생피아크르 사건'은 그 나름의 매력으로 묘하게 마음을 사로잡는 소설이 되었다. 나에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