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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의 밤 ㅣ 매그레 시리즈 6
조르주 심농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평점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매그레 시리즈>를 계속해서 읽게 되는 나름의 이유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미스터리 소설임에도 왠지 모르게 모든 것이 순화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작가 조르주 심농이 묘하게 장치한 배경과 사건, 매그레 반장 캐릭터들이 조합을 잘 이루어서인지, 분명 자극적이고 잔혹한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 사건자체보다는 매그레 반장을 중심으로 사건에 관여했던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 집중하게 된다. 그들이 어떤 이유로 사건에 관여하게 되었는지,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살인자는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어야 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6권 '교차로의 밤'에서는 그런 인물들이 더욱 더 부각되어 표현되고 있다. 묘하게 아름답고, 묘하게 자극적인 여인 엘세를 통해서 빛과 어둠, 드러남과 내밀함을 교차하며 사건을 보여준다. 그녀는 흡사 영화 속 주인공 같은 내밀한 몸짓에 계집아이와 같은 눈빛을 동시에 지닌 매력적인 여인으로 상류층 아가씨로도, 천박한 거리의 여인으로도 보이며 매그레 반장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혼을 빼놓는 역할을 하며 그녀의 진짜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더욱이 그녀를 맹신적으로 사랑하는 외눈박이 귀족자제 안데르센에 의해 더 부각된다.
'교차로의 밤'은 파리 근교 인적 드문 국도변 <세 과부 교차로>에서 이상한 사건이 발생한다. 전에 살던 세 과부의 기묘한 행적과 죽음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교차로 주변에는 인가라고는 오직 세 채뿐이고 조금 의심스런 세 가족이 교차로를 중심으로 살고 있다. 그 가운데 한 집에 살고 있는 보험업자 미쇼네는 차고에 있던 자기 차가 사라지고 대신 이웃집인 안데르센의 고물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미쇼네는 서둘러 이웃집 차고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놀라운 살인 현장을 보게 된다. 미쇼네 자기 차 속에 낯선 남자가 죽어 있었던 것이다. 놀란 미쇼네는 경찰에 신고하게 되고 그 집 주인 안데르센과 그의 여동생 엘세를 파리 오르세 역에서 잡게 되면서 매그레 반장의 길고 긴 심문이 시작되고 사건은 복잡한 인간관계만큼이나 꼬이게 되면서 사건의 진상을 향해 가게 된다.
'교차로의 밤'은 수상한 사건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돋보였던 매그레 시리즈 한 편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이중적 매력을 지닌 엘세와 그런 그녀의 본 모습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이 자란 상류층의 잔재를 벗어버리지 못하고 정숙한 여성을 되기를 바라며 방 안에 가두는 안데르센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물론 우리의 뚝심 있는 매그레 반장은 말할 필요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