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처럼 비웃는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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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약하고 외부활동에는 관심이 없고 책을 좋아하고 공부를 잘했던 고키 가의 넷째 아들인 고키 노부요시는 집안의 성화에 못이겨 하도 촌락에서 대대로  행해지는 성인 참배'라는 의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버지와 형들에게 폭력과 억압으로 누름을 당하던 고키 노부요시는 대학을 핑계로 도쿄로 나온 뒤에는 집안과의 관계를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그를 이해해주었던 할머니의 부탁에 오랜만에 일본 고도 고지에 위치한 하도 촌락에 내려오게 되고 성인 참배의식을 치르게 된다. 성인 참배란 하도에서 태어난 남자가 스무 살이 되는 해에 백중에 삼산의 외사당에서 내사당까지 혼자 가서 배례하는 의례를 치르는 행사이다. 외부 활동에 익숙한 촌락의 남자라면 쉽게 할 수 있는 의례였지만 도시 남자가 다 되어버린 고키 노부요시에게는 낯설고 힘든 의례였고 마지못해 하게 된 의례였다. 그가 참배를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부터 산은 그를 서서히 공포에 빠뜨리게 되고평생 잊을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을 겪게 하고 공포에 짖눌리게 하게 된다. 

작가 미쓰다 신조는 전작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에서처럼 기이한 괴담을 수집하며 이 마을 저 마을을 떠도는 방랑추리작가 도조 겐야를 전통적이고 폐쇄적인 미신이 가득한 하도 촌락으로 이끌어 기이하고 괴이한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하고 경찰들을 도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는 사건 주변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고키 노부요시가 겪은 흉산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재조합하며 흉산에 얽힌 이야기와 미신처럼 떠도는 산마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며 수사에 깊이 관여하게 된다. 하지만 기괴한 살인사건은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되고....... 

그렇다면, 하도 촌락에 위치한 삼산에서 일어나고 있는 산마에 대한 전설은 진짜인가? 흉산에 얽힌 금광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인가? 흉산에서 기괴한 일을 겪은 후, 산마가 쫒아온다며 공포에 질려있는 고키 노부요시의 경험은 사실인가? 하는 의문들이 들게 된다. 폐쇄적인 산골 촌락에서 일어나는 삼산과 얽힌 이야기들과 산마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 기이하고 잔혹한 연쇄 살인사건은 촌락 전체를 뒤흔들게 되고 도조 겐야와 경찰을 대혼란에 빠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산마처럼 비웃는 것'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산마에 대한 미신적인 공포와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한 추악한 진실과 모멸당한 이의 분노에 대한 이야기를 촌락의 괴담을 배경으로 강렬한 오싹함을 보여준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었지만 일본 특유의 공포를 원하신다면 '산마처럼 비웃는 것'이 해답일 것 같다. 으스스한 산마의 웃음소리가 끝없이 메아리 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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