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어디에...

개는 어디에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1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개는 어디에'는 우선 재미있다. 상반되는 두 캐릭터의 조화도 자연스럽고 의도하지 않았던 사건 의뢰도 그저 평범한 사람찾기에서 점차 미스터리해지면서 반전 가득한 사건다운 사건으로 전개되면서 소설은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

의욕, 기력 없는 고야와 의욕과잉인 한페가 운영하는 탐정소 이야기는 둘이 묘하게 어울리면서 깨알같은 웃음을 준다. 사장인 고야는 25세, 남자로 순탄한 모범생 코스를 밟아 은행원으로 일하다 피부병이 심해져서 직장을 그만두고 도쿄 근교의 고향마을로 돌아온다. 피부병때문에 낙오가 되었다고 생각한 고야는 힘든 시기를 거치게 되고 병이 완쾌되자 사회복귀 차원에서 잃어버린 애완견이나 찾아주면서 느슨하게 살고 싶어 해서 조사 사무소 ‘고야 S&R’을 차린다. 하지만 동창에 의해 탐정사무소로 알려지게 되고 고향마을부근에서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고등학교 후배였던 한페가 탐정으로 취직하고 싶다며 찾아오게 되면서 문 열자마자 호황(?)을 누리게 된다. 한편 의욕과잉인 한페는 영화 속,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탐정' 역에 푹 빠져 있어 그야말로 탐정놀이를 하고 싶어 해 고야를 무작정 찾아와 일을 하게 해달라고 조르고 시작하게 된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이다. 곧 죽어도 탐정은 멋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한낮 더위에도 가죽점퍼를 입고 다니는 단순 유쾌한 인물이다. 고야의 머리와 한페의 행동력이 합체되어 두 사건의 의뢰를 거뜬히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즐겁다. 

개업 첫날부터 웬 노인이 찾아와 도쿄에서 실종된 자기 손녀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하고 고부세라는 한 시골 마을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을 사무소에서 보관하고 있는 고문서의 내용을 해독해달라는 의뢰가 연이어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고야가 맡은 도쿄에서 실종된 손녀 찾기는 평범한 가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해서 출발했지만 곧 그녀가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렸고 그 일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스스로 숨었다는 사실을 밝혀지고, 전혀 다른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한페가 맡은 고문서 사건이, 실종사건과 서로 연결되었음을 알게 되면서 소설은 본격적인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이어지게 된다. 

'개는 어디에'는  읽는 동안 고야와 한페의 생각과 행동, 말투가 재미있어 시종일관 웃으면서 읽게 된다. 그러다 이야기가 본격화되면서 의외의 결말을 준비하고 있어 즐겁다. 더욱이 끝까지 자신의 본 모습을 놓치지 않는 고야의 마지막 장면 모습은 피식 웃음이 나오며 공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