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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라이프 ㅣ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박웅희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캐나다 퀘벡주의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 스리 파인스, 단풍나무 숲에서 온화하고 선량한 전직 선생님이었던 노부인 제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스틸 라이프'는 시작된다. 사슴 사냥철에 일어난 사건이기에 다들 사냥꾼의 오발에 의해 사고사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증거와 정황은 살인 사건임을 알려주게 되고 뛰어난 수사 실력과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퀘벡 경찰청 아르망 가마슈 경감과 그의 오른 팔 보부아르가 사건의 진실을 가리게 된다.
과연 누가 조용하고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아마추어 화가인 전직 교사 제인을 살해해야만 했을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외부인의 짓일까? 내부인의 짓일까? 하는 수많은 의문을 갖게 되면서 지인들의 증언에 의해 제인의 기이했던 행동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사건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로 전개가 되기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본격화된다. 제인, 그녀가 평생을 그림을 그려왔다는 사실, 절대로 그녀가 그린 그림을 아무도 보아서는 안 되었다는 사실, 거실부터는 절대 사람들에게 집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 살해당하기 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림을 출품했다는 사실, 그 그림이 지인인 피터와 클라라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는 사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녀가 평생을 스리 파인스 마을에서 살아온 산 증인이라는 사실이다. 그 모든 것이 합쳐져 조용한 마을의 누군가의 잔혹성을 일깨웠고 그녀는 죽음을 당하게 된 것이다.
동료들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조용한 시선과 배려하는 마음을 지닌 가마슈 경감은 스리 파인스 마을의 제인의 지인들과 마을 사람들을 조용히 관찰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려 하고 그의 행동대장인 보부아르 형사는 사건의 신속한 수사를 맡아 사건 전체의 그림을 그린다. 또한 가마슈 경감의 수사팀에 배정된 니콜은 잘난 척 하느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아직 배우지 못한 채 사건에 투입되어 작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며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된다. 이렇듯 '스틸 라이프'는 상반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불러일으키는 긴장도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숨겨진 놀라운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스틸 라이프'만이 가지는 소설의 즐거움을 준다.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재림을 알려왔었고 때론 실망을, 또 때론 기대감을 갖게 했었다. 작가 루이즈 페니의 소설 '스틸 라이프'는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스타일을 잘 따라오면서 그녀만의 개성 있는 인물들과 상황들로 인해 좀 더 부드러운 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어 가장 애거서 크리스티의 재림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평생을 꿈꾸고 이루고 싶었지만 인정받지 못할까봐 평생을 꽁꽁 숨겨두어야 했던 노부인 제인의 봉선화(머리 부분은 원, 사지와 체구는 직선으로 나타낸 인체나 동물의 그림) 속에 담긴 수많은 사연들과 놀라운 관찰력이 담긴 그림을 상상해보며 만약 소설 속 아마추어 화가 제인이 나를 봤다면 어떻게 그려주었을까 하고 생각해보다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봉두화로 그려졌을 사람 혹은 동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