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 팻, 비만과 집착의 문화인류학
돈 쿨릭.앤 메넬리 엮음, 김명희 옮김 / 소동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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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t 팻, 비만과 집착의 문화인류학'은 13명의 인류학자가 세계 각지에서 팻에 관한 문화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전 세계적으로 팻에 대한 인식과 문화 속에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철저한 서구적 미의 관점에서 본 팻과 뚱뚱한 여자를 숭배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문화 속의 팻 등, 커피전문점의 유혹, 비만찬양 남성, 숭배받는 몸 등 다양한 사례를 들어 팻이 차지한 문화 속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려주며 사회에 따라, 문화에 따라 팻은 달리 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사실 'Fat 팻'이라는 단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는가, 특히 여자들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순간부터(사춘기 이전부터) 철저하게 서구적 미의 기준에 맞추어진 '미'를 요구받고, 요구할 때부터 살과의 전쟁은 시작된다. 대중매체에서 보여 지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날씬하고 자기관리를 잘해 온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당연 뚱뚱하고 지방이 많은 사람은 그 사람의 품성, 실력과는 상관없이 어김없이 듣기 거북한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하고 게으른 사람내지 자기 관리에 성실하지 못한 사람으로 보여 지는 것이다. 아무리 그 부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을 해도 왠지 모르게 지금보다 더 날씬해진다면, 더 아름다워질 것이고 자기 관리에 능한 사람으로 보여질 것이며 성취감에 세상이 달라져 보일 거라는 기대감이 나도 모르게 생기며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나도 모르게 팻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견에 동조하며 그 다이어트 문화에 참여하고 있게 된다.

하지만 다이어트 성공과 미의 기준이 되고 있는 날씬한 몸을 갖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매번 좌절을 느끼며 나의 무능함과 의지박약을 탓하며 더 나아가 이런 미의 기준을 삼는 사회, 문화 현상을 째려보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면서도 날씬해지겠다는 소망(?)의 끈을 놓지 못한 채, 내일부터 열심히 할 거야 하면서 매번 같은 상황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기에 불황에도 다이어트 사업은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평균 몸무게보다 23%나 덜 나가는 비정상적인 몸매를 이상적인 몸매라고 설파하는 미디어와 뚱뚱한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사회는 끊임없이 지방을 덜 섭취하고 끊임없이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물론 날씬한 몸과 더불어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뚱뚱한 것보다는 날씬한 것이 더 유리하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볼 것은 강박적으로 'Fat 팻'에 집착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좌절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항상 긴장해 있는 상태에서 음식물을 섭취하고 음식물을 섭취할 때마다 죄책감과 불안감을 매번 동시에 느낀다면 결코 행복한 삶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삶에 있어서 행복의 질을 높여야 하지, 금방 먹은 칼로리에 집착하며 생활전체를 지배하게 놔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미의 기준은 사회, 문화에 따라 변화해왔고, 지금 현재도 팻을 사랑하고 아름답게 느끼는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팻'을 읽으면서 나 역시 얼마나 집착적, 반복적, 악 순환적으로 다이어트에 빠져 있었는지에 대해 새삼 알 수 있었다. 매번 달콤한 맛에 유혹당하고 또 매번 자책하며 또 다시 다이어트 의지를 되새겼는지 말이다. 사실 그러면서도 방치하는 음식에 유혹에 빠지는 행위를 보상해주는 식으로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반복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젠 기필코 날씬한 사람이 되고 말거야가 아닌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생각해봐야 할 시간이 된 것 같고 그 점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끊임없이 집착이 되고 있는 '팻'에 대해 좀 더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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