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본능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죽음 본능'은 현재까지도 풀리지 않은 미제 사건으로 남겨져 있는 미국 최초의 테러공격인 '1920년 월 가 폭탄 테러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전개시킨다. 실제 사건과 실제 인물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매력적인 가공의 인물들이 함께 등장하여 묘한 조화를 이루는 소설이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혼돈과 혼란이 공존하던 시기 1920년 미국을 배경으로 인간의 어두운 이기적인 파괴본능을 테러로 표출하며 그에 대응하는 자들 또한 선과 정의라는 이름으로 죽음의 파괴본능을 표출하면서 두 세계는 충돌하게 되고 자멸에 빠지게 된다.  

작가의 전작 '살인의 해석'의 콤비인 스트래섬 영거와 제임스 리틀모어 형사가 뉴욕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고군부투하면서 사건은 예상하지 못했던 깊은 어둠의 현실을 보여주게 되며 사건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영거는 제 1차 세계대전 참전 중 우연히 만나게 된 아름다운 프랑스 여성인 마리 퀴리의 여 제자 콜레트 루소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납치, 테러 사건들을 접하게 되면서 방사능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리틀모어 형사와 풀어나가게 된다. 트라우마로 인해 말을 하지 않는 콜레트의 어린 남동생 뤽의 행동과 그런 뤽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만나게 되는 프로이트 박사와의 만남과 대화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며 소설 전체를 받쳐준다.   

'죽음 본능'은 상반된 매력을 지닌 두 남자, 영거와 리틀모어의 진실을 향한 모험소설이다. 그러기에 충분히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적 요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폭발에 이은 납치사건, 수리검 살인 사건, 아름다운 여주인공, 평소에는 냉소적이고 이기적인 면을 지닌 차가운 남자로 보이지만 실제 마음은 사랑하는 여자가 마음속에 다른 남자를 품고 그 사랑을 확인하러 가겠다고 하는데도 제대로 말리지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는 여린 남자의 모습도 보여 주는 영거가 있고 그와는 정반대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가정적인 남자 리틀모어가 있어 소설 전체를 즐겁게 해준다. 작가는 그밖에 실존했던 인물들과 허구의 주인공들을 적절히 배치하고 연결시켜 전쟁을 둘러싼 정치적 음모, 세계 최대 은행과 미국 재무부 분국 사이에 있는 금괴와 그 이권에 개입된 사람들의 이기심과 맞물려 거대한 음모를 만들어냈고 사건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진실찾기에 돌입하게 되고 사건은 점점 더 복잡 미묘해진다. 역사소설의 기반에 미스터리한 요소를 적절히 가미하여 기조에 깔린 테러, 방사능의 위협, 인간의 탐욕과 야만적 본능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적당한 무게로 작가는 이야기하며 전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 대한 본능만큼 깊게 각인되어 있다시피하는 죽음의 본능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두 가지 본능을 동시에 적절히 조절,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비록 수많은 이기적인 생각과 마음으로 흐릿해지는 순간이 올지라도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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