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사건.사고 전담반 존 딕슨 카 시리즈 5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기묘한 사건.사고 전담반'은 특이한 사건만을 취급하는 마치 대령과 로버트 경위가 접수된 다양한 사건, 사고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 7편과 단편 4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D-3 부서는 초자연적인 요소가 가미된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베테랑 수사관 마치 대령이 있는 곳이고 그의 활약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장소이다. 그는 기묘한 일, 특이한 사건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관심을 보이며 그 속에 감춰진 '진실'을 찾는데서 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어떤 상황에 깊이 몰두하고 집착을 하다보면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집착하는 상황에만 집중하는데서 오는 헛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범인들의 트릭을 알아내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물론 마치 대령과 로버트 경위가 트릭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들은 이젠 시대상으로 진부하고 낡은 트릭이지만 이 책이 출간된지 80여년 전의 작품임을 감안한다면, 얼마나 많은 후배 작가들에 의해, 영화에 영향을 주었을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은 진부하다고 생각되는 트릭들이 80여년 전의 작가 존 딕슨 카에 의해 알려지고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의 모든 사건들이 CSI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마치 대령과 로버트 경위의 수사과정은 그야말로 놀랍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고 또 흐르고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 탐구가 중심이 되는 존 딕슨 카의 소설은 시간이 흘러도 항상 흥미롭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비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비범한 사람들 속에서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무한반복되는 심리전들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고전 추리소설을 읽을 때, 염두해야 할 점은 멋진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빠르게 수사진행이 돌아가게 하고 과학적으로 해결되는 세련된 소설을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들은 현대 추리소설이나 영화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고전 추리소설에서 기대를 했다가는 실망감과 지루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고전 추리소설을 읽을 때 진정한 묘미와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그저 그 사건과 사건 속에 휘말린 사람들의 심리를 눈여겨 보고 사건이 풀리는 과정을 볼 수 있다면 현대 추리소설, 영화들과는 별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 사건은 결코 인간의 본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에 애정을 가지고 접한다면 조금은 덜 세련되고 투박한 주인공들에게 무한한 애정어린 시선을 줄 수 있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기묘한 사건 사고 전담반'이 주는 조금 밋밋하지만 존 딕슨 카만이 줄 수 있는 매력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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