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천 정사 화장 시리즈 1
렌조 미키히코 지음, 정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회귀천 정사'는  읽어 내려가는 동안, 읽는 순간, 순간 가슴이 아릿해진다. 긴 여운이 한숨으로 내쉬어지고 시선이 저절로 이곳이 아닌 저 먼 곳을 향하게 된다. 피지도 못했던 그녀의 작은 웃음이 서글퍼서 한 방울 눈물이 흐르고 한 많은 이야기들을 가득 담은 꽃무더기가 슬퍼서 멈칫하게 한다. 꽃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지고, 시들고, 버려지는 꽃의 이면을 서글픈 이야기 속에, 인간이 지닌 어둠에 잊혀지지 않을 향기와 함께 각인 시킨다. 

회귀천 정사'는 다이쇼(1912~1926)라는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데, 그 시기는 군주제가 흔들리고 혼란스러웠던 시기로 메이지 시대와 쇼와 시대를 연결하는 짧은 시기에 천왕의 권위가 위협받고 간토 대지진이 일어나는 상황 속에서 구세계에서 신세계로 변해가는 시대를 혼란스러웠던 일본인들의 불안한 심리와 함께 소설 속에 잘 표현하고 있으면 중요한 배경역할을 한다. 다섯 편의 이야기 속에 어김없이 등장하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꽃은 각각의 이야기를 잊혀 지지 않을 향기와 아름답고 슬픈 이미지로 인간의 어두운 면을 목격한 서글픈 목격자로 등장하고 있으며 이야기 전체를 이끌고 있다. 한을 넘어서는 체념과 같은 일상을 사는 그들은 보여 지고 기억되는 사건 이면의 진실을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들의 진실을 찾아 꽃의 향기와 이미지에 가려진 살인 사건의 이면을 찾아내어 진실 찾기를 한다. 꽃은 다섯 편의 이야기 속에서 트릭으로서의 꽃으로, 복선의 꽃으로, 죽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꽃으로 흉기가 된 꽃으로, 사랑의 꽃으로 배신의 꽃으로 허무하게 피었다가 지는 역할을 반복하고 있다.  

'회귀천 정사'는 나에게는 슬픈 한숨으로 기억될 책이고 아련하고 아릿해서 멈칫하게 만드는 소설로 기억될 책이다. 다른 누군가에게 소설 속 이야기를 한 편, 한 편 전하면서도 사건의 슬픈 이면을, 장면을 기억하며 한숨을 짓게 만들 이야기들이며 그러면서도 꼭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피지 못한 그녀들의 삶이 한스러워서 전하고 싶고, 자신의 작품에 천재의 광기를 기교로 남겨야만 했던 그의 삶이 서글퍼서도 전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꽃을 이야기하고 싶다. 화려한 뒤에 올 시듦의 운명을 가진 꽃에 대해서, 우리의 삶에 대해서, 나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또한 나에게 등나무 꽃, 도라지꽃, 오동나무 꽃, 연꽃, 청포 꽃은 '회귀천 정사'의 다섯 편 이야기와 함께 각인되었으며 시각, 청각, 후각의 세계를 한 곳에 불러들인 소설로 기억될 것이다. 아름답지만 서글픈 이야기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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