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성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정윤희 옮김 / 살림Friends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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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성'은 열한 살 두 소녀의 우정과 내면의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북유럽의 칼날과 갚은 추위와 눈으로 둘러싸인 겨울 풍경과 두 소녀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공감대가 진하게 형성되었던 시간들과 예기치 않은 이별로 인해 얼어 붙었던 소녀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어린 소녀에서 사춘기로 넘어서는 과정에 놓인 두 소녀는 서로에게 매료되고 서로의 우정의 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러나 두 소녀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한 소녀는 겁을 먹고 한 소녀는 당황하게 된다. 어색해진 감정을 해소하려는 시도를 외향적인 성격의 시스는 운이 있는 학교로 얼른 가 둘 만의 우정을 확인하고자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운은 차마 어색해진 채, 집으로 가버린 시스의 얼굴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고 피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이 선택으로 인해 둘은 둘 만의 기억과 추억 속에 갇히게 되고 남겨진 시스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이야기는 얼음성에 갇히게 된다.  

실종된 소녀와 남겨진 소녀 운과 시스를 대비시키면서 북유럽의 길고 긴 겨울의 시간들을 혼란과 자책감, 그리움, 고독의 시간 속에 놓으며 이야기는 두 소녀의 만남과 비밀에 집중되고 남겨진 자들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얼음성에 외롭게 갇힌 운의 슬픔과 고독을, 남겨진 시스를 향한 주변인들의 호기심과 안타까움이 섞인 시선 속에 갇힌 시스를 보여준다. 운에 대한 자책감에 시스는 스스로 외로운 내면에 갇히게 되고 주변 사람들은 그런 시스의 행동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춥고 고달팠던 겨울의 시간들은 지나가게 마련이고 고립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시스에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다려준 반 친구들의 우정에 의해 차츰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과정이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진다.  

작가 타리에이 베소스의 소설은 처음 읽게 되었는데 두 소녀의 혼란스런 마음을 유리알처럼, 얼음성처럼 섬세하고 예리하게 수많은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작가인 것 같다. 자주 접하지 못했던 북유럽의 작가의 소설은 영미소설이나 일본소설과는 또 다른 독특한 세계를 만날 수 있어 북유럽의 겨울 풍경과 함께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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