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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블론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3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해리 보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해리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이며 형사로서의 고충이 가장 잘 드러난 소설이기도 하다. 거리의 여성들을 불러들여 잔인하게 살해한 후 인형처럼 곱게 화장을 하고 금발로 염색 시킨 채, 시체를 유기시키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여 로스앤젤레스는 공포에 휩싸이게 한다. 이에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해리 형사는 인형사로 보이는 범인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원을 기다리지 않은 채, 현장에 도착하게 되고 그를 사살하게 된다. 그 일로 해리 형사는 헐리우드 경찰서로 좌천되고 사건은 잊혀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4년 후 인형사의 미망인이 과잉 대응으로 보슈형사를 고소하게 되고 그 즈음 인형사 사건과 유사한 사건의 시체가 콘크리트 속에서 발견되고 보슈 형사에게 남겨진 메모를 보며 인형사의 짓임을 직감한다. 이로 인해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빠져들게 되고 해리 형사를 다시금 혼돈의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콘크리트 블론드'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 부분은 4년 전 거리의 여자들을 잔인하게 줄인 연쇄살인마 인형사를 해리 보슈 형사가 단독으로 처치한 사건과 두 번째 부분인 그 사건 이후 인형사의 미망인이 머니 챈들러로 불리우는 유능한 변호사를 내세워 과잉 대응으로 보슈 형사를 법정에 세운, 현재의 이야기와 세 번째 부분인 인형사 모방범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다.
4년 전 분명히 연쇄 살인범 인형사를 죽인 것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해리 보슈 형사와 엉뚱한 선량한 사람을 죽였다고 몰아붙이는 미망인 측 변호사와 법정 설전 중에 발견된 콘크리트 블론드 시체는 모방범의 실체를 확인시켜는 또 다른 사건이 되고 비밀리에 소수의 형사들이 사건을 진행해 나가게 되면서 서로의 신뢰, 배신을 경험하게 되고 점차 누구를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에 갈등하게 되면서 동료들, 언론, 법정에서 자신의 억울한 오명을 벗어야 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해리 보슈 형사는 그냥 묵묵히 달린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태생적 아픔을 견디어 내고 오해와 불신을 이겨내며 그저 자신의 길을 간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그의 슬픔과 고뇌가 느껴져 해리 보슈 형사의 캐릭터가 돋보인다. 그래서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이, 혼돈의 거리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