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전우치전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7
김현양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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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전우치전'은 불합리한 봉건사회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신분제도에 의해 개인의 능력이 제한되고 구속되던 시기에 사회 변혁을 이루고자 고군분투했던 홍길동, 전우치의 이야기는 도술이라는 판타지의 모습을 가지고 조선시대가 지니고 있던 병폐와 폐단을 깨부수려는 시도를 둔갑술, 변신술, 분신술 등으로 조롱하며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두 인물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홍길동이 진지하고 '적서차별'로 인한 개인적인 아픔과 통탄이 컸다면 전우치는 좀 더 유희적이며 세속적이며 지배계층에 대한 비판을 서슴치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을 지닌다.  

'홍길동전'은 익히 알고 있듯이 '적서차별'로 인해 입신양명을 꿈꿀 수 없었던 서자의 아픔과 고통을 절실히 나타내며 도술과 무술을 익혀 새로운 체제를 세우고자하는 꿈을 꾸게 된다. 그는 집안의 모함으로 길을 떠나게 되고 도적의 무리에서 활빈당의 우두머리로 활동하면서 백성들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탐관오리들의 수탈문제와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하는 신분 문제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며 사회체제와 맞서게 된다. 그 후 율도국의 왕이 되어 그가 꿈꾸었던 태평성대를 이루게 된다. '전우치전'은 우연히 여우에게 얻게 된 호정을 빼앗아 삼키고 천서를 빼앗아 읽은 후 도술력을 얻은 후 백성의 삶을 돌보지 않는 임금과 관리들을 우롱하며 혼을 내주며 세상을 온통 뒤흔들게 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전우치는 백성들의 고달프고 억울한 삶을 표면에 드러내며 지배계층의 무능력과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조선시대가 안고 있던 병폐를 알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 인물 모두 현실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도술력을 앞세워 사회체제를 비판하고 우롱하지만 결코 사회체제를 벗어나는 삶을 살지는 못하고 홍길동, 전우치는 조선을 떠나 등지게 되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도술로도 벗어나지 못하는 조선시대 사회체제의 부동함에 답답함을 느끼며 그 시대를 살며 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던 수많은 서자들과 민초들의 아픔을 알게 해주는 두 편의 고전소설이다. 다만 현대의 시각으로 바라보니 아쉬운 점은 홍길동, 전우치는 결국 현실 사회체제를 변혁하지 못했고 그들 역시 봉건체제를 답습했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책에는 두 편의 소설 원본이 실려 있어 비교해보며 읽는 재미를 주고 자세한 해설이 담겨 있어 고전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배려하고 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다. 더구나 좀 더 개구쟁이고 대담했던 전우치의 캐릭터는 현대 소설 속에서도 그의 모습을 많이 찾을 수 있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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