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4
제인 오스틴 지음, 원영선.전신화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제인 오스틴이 보여주는 세상은 모양새는 변할지라도 사람사는 세상이 담긴 내용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러기에 200여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제인 오스틴이 들려주는 세상은 낯설지가 않다. 그래서 그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재해석되고 시대에 맞게 변화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시대의 큰 흐름을 지닌 역사도 중요하지만 역사를 이루고 있는 평범한 수 많은 사람들을 통해 시대의 변화상을 사랑과 결혼이라는 영원한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설득'은 8년 전에 사랑했던 남자 웬트워스와의 미래를 가족들의 반대와 어머니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한 레이디 러셀의 설득으로 포기해야했던 월터 엘리엇 경의 둘째 딸 앤 엘리엇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앤은 가문과 외모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허영과 허세로 일관된 삶을 살고 있는 아버지 월터 엘리엇과 아름다운 미모를 지녔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니지 못한 언니 엘리자베스와 어퍼크로스의 향사 찰스 머스그로브와 결혼한 항상 불평불만이 많은 막내 메리의 틈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섬세함을 간직한 채, 8년을 세월을 집안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외롭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해전에 참가했던 해군들이 승리와 함께 막대한 부를 얻은 채, 귀향하게 되고 새로운 최고의 신랑감으로 떠오르게 되고 앤의 처음 사랑이자 항상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웬트워스가 대령이 되어 돌아가게 되면서 앤의 지루했지만 평온했던 일상은 온통 그에 대한 사랑과 안타까움으로 흔들리게 된다. 앤과 웬트워스 대령의 재회는 그들을 둘러싼 가문과 신분계층의 변화로 생긴 새로운 계층과의 충돌, 결합을 통해 그 속에 속한 사람들의 졸렬함, 허영심, 인내심, 사랑을 통해 그들이 사랑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사람들의 영원한 관심사인 '결혼'을 통해 그들을 둘러싼 사회를 통해 생활사를 이야기한다. 결혼만이 인생의 변화를 이룰 수 있었던 200여 년 전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그녀의 주인공들은 결코 나약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그저 가문이 정해준대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했던 여성들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 틀에서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 결정을 내렸던 여성들의 이야기이고 그런 그녀들을 사랑했던 남성들의 이야기이기에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거시적 세계를 이끌어내는 역사 역시 미시적 세계가 이루어낸 세계이고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제인 오스틴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나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허영심, 신분상승의 욕망, 사랑, 진실을 온 몸에 감싼 그녀를,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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