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랜드랜드 여행 A to Z
오카오 미요코 지음, 이서연 옮김 / 디자인이음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다이어리에 예쁘게 색색깔 볼펜과 색연필로 꾸미고 기억에 남거나 마음에 담긴 이야기들을 적어 내려 간 귀여운 비밀이 담긴 일기를 엿 본 느낌이다. 폴라로이드 사진만이 가지는 아니, 저자의 마음이 담긴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뭉클해진다. 선명하지 않아서 더 좋고 멋지지 않아서 더욱 더 좋은 느낌이랄까.  

저자는 '진짜' 여행을 한다. 멋진 장소를 찾아가고 화려한 사진들을 남기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마음이 찡해지는 장소에 머물며 지나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찍고, 마켓에서 귀여운 미소를 지닌 아이들의 모습을 찍기도 하고 마음에 쏙 들었던 구매한 쇼핑물을 찍으며 소소하게 기뻐한다. 독자는 읽으면서 저자의 여행지에서의 작은 행복을 큰 행복으로 느끼게 된다. 

우연히 시작된 북유럽여행을 시작하면서 '랜드'자가 붙은 나라는 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떠나간 된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들 더 이상 귀여울 수 없고 사랑스러울 수 없으리만큼 따뜻한 감성으로 북유럽에서의 느낌을 소근 거린다. 그래서 더 저자의 여행지가 나의 추억인 마냥 즐거워지고 애틋해진다. 아직도 나에게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북유럽(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아이슬랜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등등)의 거리와 마켓, 호텔, 선물가게가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하바로프스크의 시장에서 아주머니에게 직접 샀다는 수제 벙어리 장갑은 심히 촌스러웠음에도 껴보고 싶었고 시드니 프리마켓에서 샀다는 촌스런 옷걸이들은 묘하게도 마음이 간다.  

이렇듯 저자가 여행하고 구입하고, 머무는 호텔, 식당, 공원은 그저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누구나 한 번쯤 훌쩍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화려하지 않아도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아도 여행자로서의 마음과 경비만 준비된다면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여행지에서의 설레는 거리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꿈꾸게 한다. 어쩌면 저자의 사진 속 정감 있는 피사체들이 우리네가 여행지에서 찍게 되는 사진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더 끄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여행지에서 호텔 앞, 맥도날드, 인형사진들을 잔뜩 찍고 와서는 혼자 슬쩍 '뭐 이렇게 많이 찍었어.' 하는 느낌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저자의 감성이 훨씬 뛰어나지만 그만큼 낯설지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폴라로이드 카메라 사진에 엄청 반했음) 낯선 여행지에서의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는 설렘이 가슴을 친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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