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벌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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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두 세대에 걸친 절세미인 모녀를 둘러 싼 깊고 깊은 악연으로 시작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외딴 섬 월금도에 다이도지 가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해에 대학생 두 명이 섬을 찾게 되고 그 중 한 명이 다이도지 가문의 절세미인인 딸과 정을 통해 여아를  낳게 된다. 하지만 아이의 아버지는 의문의 실족사를 당하고, 그후 어머니도 병사를 하게 된다. 또 다른 한 명인 긴조는 다이도지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어 2대에 걸친 절세미인으로 자란 도모코의 양 아버지가 되어 그녀의 보호자가 된다. 도모코가 18세가 되면 도쿄로 가 양아버지와 함께 살기를 바란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 섬을 떠날 채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알 수 없는 불안한 기운에 뒤숭숭해 있을 무렵 협박 편지가 도착하게 되고 양아버지 긴조는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에게 도모코를 무사히 도쿄에 데려오것을 의뢰받게 된다. 하지만 도모코에게는 알 수 없는 불안한 요기가 그녀를 감싸게 된다. 

사람의 마음을 한 순간에 사로잡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불사할 수 있는 남자들의 욕망과 욕심은 어디까지 일까? 궁금해지는 '여왕벌'이다.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서라면, 그녀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녀를 사랑하는 그를 위해서라면 진실도 마음속에 묻고, 세월 속에 파묻을 수 있는 게 사랑이라면 너무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세대에 걸쳐 축복받은 미모가 저주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어머니와 딸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질에 따라 대조적인 성향을 보인다. 어머니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자신의 병 탓으로 돌리고 시름시름 앓다가 진실을 깨닫지 못한 채 죽음을 맞게 되는 여성으로 나온다. 하지만 현대여성의 면모를 확연하게 갖고 있는 도모코는 더 이상 피해자로 남지 않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통도 감수하는 적극적인 여성이다. 이러한 점이 '여왕벌'의 여주인공의 변화이다. 도모코는 긴다이치와 함께 살인사건 중심에 놓이지만 물러서지 않고 자신을 일으켜 세운다.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는 이번 작품에도 뛰어난 두뇌로 모든 사실을 이미 알고도 행동이 느린 60년 전의 탐정답게 이번에도 살인은 연이어 일어나고 피해자는 속출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이면 긴다이치 코스케 탐정이 나오는 소설을 기다리고 읽게 되는 것은 얽히고설킨 실타래처럼 사람들 간의 미묘한 심리와 사연들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힘이 아닐까 싶다. 다른 작품들보다는 절세미인이 등장하고 그녀를 소유하고자하는 욕망을 지닌 남자들의 이야기여서인지 화려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저주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화려한 미모를 지닌 그녀가, 사건보다 더 부각되는 '여왕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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