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의 머리일까?
차무진 지음 / 끌레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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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의 머리일까?'는 김유신의 묘를 지키는 봉우당과 김인문의 묘를 지키는 유곡채 두 가문이 중심인으로 경주의 왕릉마을에서 1932년 의문의 관 속에서 비누화가 완벽하게 진행되어 마치 살아 있는 듯한 잘린 머리가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다. 소설은 시대를 거슬러 신라시대와 일제시대, 현대를 오가며 퍼즐 조각처럼 한 조각, 한 조각 맞춰가야 큰 그림이 보이는 형태를 취한다. 작가의 으해 삼국유사는 과감한 상상력을 동원하게 되고 재해석하게 된다.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의 죽음을 다룬 삼국유사의 기록들은 해석하기에 따라 전혀 다른 김유신 장군의 마지막 해를 상상하게 해주며 독자들로 하여금 작가의 놀라운 상상적 팩션에 동참하게 한다. 

김유신의 묘를 지키는 봉우당과 김인문의 묘를 지키는 두 집안을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역사의 자취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의문이 사건들에 크게 동요하게 되고 그 뒤 일어나는 잔인한 살인 사건들은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의문의 관 속에서 발견된 완벽하게 비누화가 진행되어 살아있는 듯한 모습을 한 머리가 잘린 모습은 가히 충격적인 사건으로 돌아오게 되고 그 사건들을 적극적으로 추리해나가며 숨겨진 역사의 이면을 들춰내는 역할은 유곡체의 둘째 아들 김법민의 친구인 일본인 고지마 겐지이다. 유곡체의 김법민은 징집을 피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던 방관자적인 성향이 강한 시대의 우울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인다. 그 둘은 겐지의 사촌의 유키오가 조선총독부 경주박물관 유물연대조사원으로 겐지를 초청하면서 사건 속에 휘말리게 된다. 깨끗하게 잘리고 비누화로 완벽한 미이라가 된 잘린 머리가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봉우당의 차녀 수영과 선도사의 주지가 머리가 잘린 채로 발견되면서 점점 더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미신적인 일에 점점 더 매달리게 되고 공포가 경주를 휩싸이게 되고 점차 밝혀지는 범인은 삼국유사의 내용을 차용하여 살인유희를 벌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단순히 마을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처럼 김유신 장군의 분노한 혼령과 귀신들인지, 광기에 사로잡힌 채 살인유희를 즐기는 사이코패스인지를 추적하게 한다. 

'김유신의 머리일까?'는 김유신 장군의 마지막 생의 모습을 재해석하면서 추리형식으로 삼국유사의 기록들을 따라가며 살인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짜임새가 있고 그냥 별 의식없이 받아들였던 역사의 기록들을 다시 떠올려보고 만약에, 그렇다면 하는 의문을 갖게 하고 다양한 결과에 대해 상상하게 만든다. 경주의 김유신 장군의 묘를 지키는 봉우당과 김인문의 묘를 지키는 유곡채 두 가문이 얽히고 얽힌 사연들을 역사기록과 허구를 적절히 조합시켜서 새로운 시각으로 관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읽으면서 마음속에서 뭔가가 욱! 하고 올라오는 느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일제시기에 너무나 무능력함을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 지식인들과 방관자내지는 악질적으로 일본인들에게 적극 협조하는 모습들은 사실적인 묘사였을 것 같아 화가 났다. 오히려 우리 문화재를 마구잡이로 뺏으려는 일본인들에게서 지키려고 노력했던 일본학자의 모습에서 눈물 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가 당연히 했어야 하는 일들을 하지 못했던 점에서 더 그랬다. 우리보다도 더 우리 문화재와 역사에 관심을 보이던, 겐지의 모습에서, 방관자적인 입장을 보이며 끝내 진실을 너무나 늦게 깨달아버린 유곡체 김법민의 모습에서 복잡다단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모처럼 잘 짜여진 팩션을 만나 즐거웠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들은 많은 이야기들을 담으려고 하다 보니, 산만함이 엿보인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대체적으로 작가의 첫 작품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작가가 들려주는 수많은 스토리가 궁금해지고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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