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를 누를 때
야마다 유우스케 지음, 박현미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빨간 스위치만 누른다면, 자신의 생명을 끊을 수 있다. 손 안에 나의 생명을 유지시킬 것인지, 멈추게 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가 연결되어 있다면, 그래서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더구나 독방에서 면회도 금지된 채, 고립되어 있고 실험대상이라면 그 상황에서 나의 선택은 무엇일까?하는 여러 생각이 가슴을 짓누르게 한다. 명분은 거대했지만 실상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어린 아이들의 생명이기에 답답한 마음은 점점 더 강도가 강해져만 갔다. 작가 야마다 유스케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것을 소망하는지를 때론 섬세하게 때론 잔혹하게 보여주고 있다.

'스위치를 누를 때'는  청소년 자살억제 프로젝트에서 시작된다. 국가에서 자살억제프로젝트를 위해 아이들을 선별해 강압적으로 가두고, 자살을 유도한다. 이 실험은 인간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자살을 선택하는지를 밝히고 늘어만 가는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거대한 명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 선택된 아이들을 잔인하게 죽음으로 몰고 가려는 프로젝트 게임의 일부가 되어 아이들은 목적도 없이 죽음을 선택해야만 한다. 

대부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지만, 7년간이나 자신의 목숨을 끊지 않고 살아있는 네 명의 소년과 소녀 앞에 감시원 미나미가 새로운 간수로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자신들만의 세계에 고립되어 있는 그들은 각자 살아야만 하는 절실한 명분을 마음에 갖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미나미는 혼란을 겪게 되고 아이들을 위해 자유를 향한 탈출을 돕게 된다.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강압적으로 빼앗긴다면, 이유도 모른 채 생명을 끊을 수 있는 스위치가 손에 쥐어진 채, 감금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억눌린다. 점점 늘어만 가는 자살률 속에서 많은 상념들이 깊게 가라앉는다.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자유롭게 살 수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작가 야마다 유스케가 들려주는 잔혹한 상황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캐릭터들의 관계설정,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황, 선택이 실감 가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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