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4
알바로 무티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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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마크롤 가비에로이고 국적불명의 모험가이며 그를 사랑했던 세 명의 여자에게 '좋은 연인'이였다. 그는 대책 없는 방랑기질을 지녔고 무모하고 허황된 계획에 쉽게 빠져드는 사람이다. 막연한 기적과 행운으로 필요로 하는 헛된 계획에 자신을 건다. 그러나 그는 결코 사업에 연연해하지도 않고 돈에 구속되지도 않는다. 그저 또 다른 모험을 향한 방편일 뿐이다. 금단의 자연 속으로 사람들의 손이 타지 않은 광활한 자연을 향해서 불가능한 꿈을 꾸며 끊임없이 떠돈다. 항상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끊임없이 사색에 잠기며 그를 둘러싼 모든 상황에 초연함을 잃지 않는다. 그는 함께 있을 때는 조용하면서도 자신의 신념대로 사는 사람 특유의 존재감을 보이지만 그가 떠나고 나면 그는 바람처럼 느껴지는 사람이다.

'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은 작가 알바로 무티스의 분신인 마크롤 가비에로를 통해 작가의 세계관과 꿈꾸는 삶을 보여준다. 모험을 떠나 방랑자의 삶을 살고 싶었지만 현실의 그는 떠날 수 없었고 대신 마크롤 가비에로를 통해 모험에 대한 열정과 꿈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콜로비아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대부분을 덴마크에서 자랐고 후에도 유럽 여러 곳에서 살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 속에는 유럽에 대한 향수가 묻어 있고 마크롤의 모습에서 국적불명의 방랑자의 모습을 그린다. 어느 나라, 장소, 시대에서 속하지 않은 인물로 그려진다. 이 책에는 세 편의 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이 실려 있고 각기 독특한 색채감을 지닌다. 물에서 시작에서 산맥을 걸쳐 도시에서 또 다시 물로 이어지는 모험의 연속이다.

일주일 동안 이 책하고 길고 긴 연애를 한 기분이다. 마음이 완전히 간 것은 아닌데, 자꾸 돌아보게 만든다고나 할까....... 마크롤 가비에로가 선택한 삶을 전적으로 이해는 못하겠지만 자꾸 눈이 가고 마음이 간다. 그의 삶 또한 만만치 않은데, 그 삶을 자신의 몫으로 생각하는 마크롤 가비에로의 의연함에 살짝 손을 잡아 주고 싶다. 작가 알바로 무티스의 글을 읽다보면 어느 문장에서는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기억하고 싶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어진다. 그가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의 일생'을 비롯한 여러 책들을 수없이 읽고 사색에 잠겼듯이, 이 책 '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을 곁에 두고 문장들을 읽고 또 읽고 싶어진다. 그가 꿈꾸었던 모험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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