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09년 9월

처음에는 혼란스러웠고 나중에는 소름이 쫙!! 돋았다. 1인칭 화자인 4학년 남자아이는 시종일관 태연하게 조리 있게 또는 어른스럽게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이야기 전체를 이끈다. 중반부부터 1인칭 화자인 아이와 함께 병행되어 서술되는 3인칭부분에서 노인 다이조가 등장하지만 이 이야기는 철저히 완벽하게 미치오의 이야기이다.   

미치오는 부모님과 여동생 미카와 겉으로는 평범한 생활을 하며 N마을에서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N마을에서 개와 고양이를 살해하여 다리를 부러뜨리고 입에 비누를 쑤셔 넣는 불길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조용하던 마을은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여름 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미치오는 담임인 이와무라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결석한 같은 반 친구 S에게 숙제와 유인물을 전해주러 그의 집에서 반에서 왕따였던 S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너무 놀란 미치오는 학교로 뛰어와 이와무라 선생님에게 알리고, 선생님은 경찰들과 함께 S의 집으로 달려가게 되지만, 도착한 S의 집에서는 시체가 사라지고 없었다. 사라진 시체, 믿지 못하는 어른들의 시선을 온 몸에 받으며 어린 미치오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사건은 전해지는 이야기에 살이 붙듯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며 S의 환생으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마치 끝없는 이야기가 막 시작된 것처럼.......

아홉 살 미치오와 어린 여동생 미키가 부조리로 가득 찬 세상을 너무나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세상은 원래 이렇게 조금 비뚤어져 있어 하고 체념한 듯 모습을 보이며 어른스럽게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서는 놀람을, 그 뒤에 밝혀지는 경악스런 사건과 배후의 인물을 알게 된 후에는 온 몸에 소름이 돋게 하는 소설이다. 마지막 장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읽고 또 읽을 정도로 냉기가 돈다. 직접 읽어봐야 확실하게 실감할 수 있는 소설이다. 태연함 속에 감춰진 복선과 트릭을 끊임없이 찾으면 읽어야 이 책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고 오싹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