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 에듀 픽션 시리즈 5
귄터 벤텔레 지음, 박미화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중세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낭만적이고 멋진 기사단과 아름다운 여인들의 이야기 또는 종교라는 명분아래 처참하게 치뤄졌던 십자군 전쟁과 마녀 사냥, 중세 인구 수를 급격하게 하락시켰던 흑사병이야기들이 생각이 난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수많은 연대표와 사건과 인물들을 연결시켜 외웠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인물과 사건들은 극히 적다. 나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소설로 만나는 중세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승자가 기록한 역사서의 기록을 참조하여 천 년 전 중세를 살았던 평범한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중세를 바라보고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를 소설형식으로 긴장감 있게 풀어내고 있다. 평범한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카롤루스 대제의 신성 로마 제국이 수립되던 때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고, 십자군 군사가 바르바로사 황제가 죽던 날의 전율을 묘사한다. 황제의 비밀 서기관, 대공위 시대의 헬름브레히트를 통해 기강과 도덕이 무너져 내린 중세시대를 상상할 수 있게 해주고 , 흑사병 창궐기의 전염병 담당 의사 등 평범하지만 구체적인 인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군주, 상인들이 유대인들을 어떻게 희생자로 몰고 갔으며 흑사병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중세시대는 암흑의 시대라고들 한다. 로마제국이 분열되면서 끊임없이 일어났던 전쟁들과 그 속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던 백성들의 한이 담긴 목소리와 흑사병 전염병이 돌자 집단 이기심이 중세 전체를 뒤흔들 만큼 강해졌던 마녀사냥시대, 종교의 명분아래 살생했던 많은 사건들을 접하면 중세시대가 얼마나 고통의 시대였는지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또한 중세시대를 암흑의 낭만시대로 기억되는 것은 수많은 전설 같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던 멋진 성과 기사, 아름다운 여인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듯 중세는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었고 어둠과 혼란의 시기를 걸쳐서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한 과정 속에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중세시대에 매료되는 이유기이기도 할 것 같다.  

끊임없는 전쟁과 재건, 아름답고 낭만적이던 여인과 기사들의 이야기에서 기강과 도덕이 땅에 떨어져 도적단으로 변했던 시기, 신의 이름을 앞세워 일으켰던 십자군 전쟁, 전염병으로 인해 초토화 되었던 유럽세계와 그것을 이용해 수많은 유대인들을 학살했던 상황까지 끝에서 끝을 달리는 기분이 들 정도로 급박하게 전개되는 시기였다. 이러한 복잡한 중세 이야기를 '소설로 만나는 중세이야기'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 상황과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어 막연하게 생각되었던 중세시대를 평범한 사람들이 급 변화에 적응하려 노력하며 살았던 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사실을 다룬 역사서와 함께 읽어보면 중세시대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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