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설백물어

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7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09년 7월

'항설백물어'에는 에도시대의 기묘한 기담 일곱편이 수록되어 있고 기담을 기담답게 만드는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기담을 전설로 완성킨다. 기담 속에 숨겨진 인간들의 추악한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탐욕으로 빚어지는 슬프고도 괴이한 이야기가 에도 시대 괴담집 설화를 모티브로 전개되고 있다. 사연을 의뢰받은 어행사 일행들은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고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악인들을 응징하고 상처받은 사람들과 영혼들을 위로한다. 

기담을 기담으로, 하나의 전설로 만들어가는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군상들과 그들의 들려주는 진실은 괴담이라고 믿고 싶을만큼 추악하고 오싹하기에 어행사 일행들이 들려주고 행하는  기담 속의 한풀이는 후련함을 주면서 동시에 슬프다. 슬픔의 원천은 인간에 있고 행하는 일에 있기에 이해가 되면서도 몸서리 처지고 또 동시에 슬프고 한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항설백물어'는 독특하다. 흔한 소재를 독특한 방식으로 멋지게 기담스럽게 만들어낸 소설이다.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소설은 '우부메의 여름'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그가 만들어내는 묘한 분위기와 서늘해지던 느낌을  '항설백물어'를 통해 다시금 기억해내고 느끼게 되었다. 명확하지 않지만 누구인가, 무엇인가가 항상 주위에 맴돌고 있는 서늘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교고쿠 나쓰히코의 소설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