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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 1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9
기예르모 델 토로 외 지음,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스트레인'은 19세기 브램 스토커가 발표한 '드라큘라'의 공포를 21세기로 옮겨 와 20세기의 연이은 전쟁으로 인한 대량학살과 21세기 현대인들의 전염병의 공포를 극대화하여 보여주고 있다. 21세기, 모든 것은 현대화되어 있고 모든 정보망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원초적인 공포인 전염병을 매력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공포스런 존재 뱀파이어와 연결시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한다. 그러나 '스트레인'에서는 최근에 연이어 발표된 뱀파이어 소설 속 매력적인 뱀파이어는 없다. 또한 '드라큘라'의 은밀하고 개인적인 취향도 없다. 다만 공포만 가득할 뿐이다.
베를린 발 뉴욕 행 753기는 뉴욕에 착륙 즉시 교신이 끊기고 비행기는 죽은 비행기로 발견되고 승객들은 물론 비행기 자체도 죽은 시체로 보인 상태로 발견된다. 미 연방 질병관리센터의 에프와 동료 로라는 죽은 승객들을 확인하다가 기장을 포함한 몇 명 승객에게서 생명의 징후를 확인하고 격리시키고 비행기를 샅샅이 조사를 한다. 그러던 중 수하물 중에 기록에 남아있지 않았던 큰 관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 든 흙을 전염병의 원인이지 않을까 의심을 하게 되지만 연이어 흔적도 없이 시체들이 사라지면서 사건은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게 되고 시체들은 좀비가 되어 다른 희생자들을 전염시켜 뉴욕 도시 전체를 혼란과 혼돈 속에 빠지게 한다.
에프와 로라는 이상한 징후와 연이은 사건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데, 한 노인이 그들을 찾아와 '고대 종족' 혹은 '마스터'라 불리는 초초의 일곱 뱀파이어 간의 균형이 깨져 거대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며 뉴욕의 감염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해준다. 그는 2차 대전 다시 폴란드의 유대인 수용소 트레블린카에서 뱀파이어와 대면했던 그는 평생을 뱀파이어를 추적하며 살아온 이야기와 그를 처치할 수 있는 방법과 무기들을 보여주며 뱀파이어와 길고 긴 싸움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
'스트레인'에 나오는 인물들은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에 나오는 인물들과 비슷한 점을 보여준다. 뱀파이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묵은 원한을 갖고 있는 '드라큘라'의 반 헬싱 일행과 동유럽 민속학 교수로서 수용소에서 겪은 공포와 뱀파이어 처치에 대한 사명감을 가진 세트라키안 교수와, 에프, 로라, 후에 합류하게 되는 행동파 바실리의 모습은 많은 부분 겹쳐서 두 소설 모두를 생각나게 하고 인물들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준다. 또한 모든 뱀파이어 소설에 등장하는 악의 화신 뱀파이어를 돕는 인간 조력자가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어두운 이기심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21세기 '스트레인'에 등장하는 인간 조력자는 현대 사회에 막강한 힘을 가진 인물로 등장하고 그가 돕는 뱀파이어의 공포는 공포를 넘어서는 두려움을 준다.
최근에 연이어 발표된 로맨틱한 뱀파이어에 대한 환상은 무자비하게 깨지고 원형적인 공포와 전염병에 대한 무차별적인 두려움이 가득하게 된다. 하지만 무더워지는 여름 날 진정한 스릴러의 참 맛을 느껴볼 수 있기를 원한다면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