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환상문학전집 11
필립 K. 딕 지음, 이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인간들은 꿈을 꾼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꿈꾸고 더 나아가 인간과 흡사한 로봇을 꿈꾼다. 그래서 인간들의 고독을, 나의 외로움을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는 감정적인 면을 가진 안드로이드를 꿈꾼다. 생활의 편리를 제공해주는 동시에 절대로 나를 배반하지 않을 안드로이드를 원하게 된다. 하지만 정서적인 면을 갖춘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 나를 능가하는 어떤 모습에는 심한 불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위협을 느끼는 순간이 오게 되면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관계는 일순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과 같은 관계가 될거라는 불안한 예측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인간과 흡사한 로봇을, 안드로이드를 꿈꾸는 자체가 모순일까...안드로이드의 권리는 얼마만큼 인정해줘야 하는가,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갖고 있는 안드로이드는 로봇으로 대해야 하나, 로봇으로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인간과 안드로이드 사이에도 사랑은 가능한가? 그렇다면 그들의 사랑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등의 문제가 미래에는 큰 이슈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작가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을 꿈꾸는가?>에는 세계 전쟁 이후, 지구는 오염 낙진으로 생명체가 살아남기 힘든 행성이 되고 대부분의 인간들은 이민행성을 떠나고 끝까지 지구에 남아있는 인간들과 행성이민이 금지된 닭대가리(감정이입낙오자)들로 인정된 사람들만이 남아있다.더 이상 지구에는 살아있는 동물들을 볼 수가 없고 귀해진 세상이 되었고 살아있는 생명체를 가진 동물을 키운다는 것이 사회적 신분의 척도가 되어 있다. 주인공인 경찰서 소속 안드로이드 사냥꾼 닉은 전기양을 키우면서도 항상 살아 있는 애완동물을 구매하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게 된다. 이민행성에서 인간을 죽이고 지구에 몰래 잠입한 안드로이드를 은퇴시키는 임무를 맡은 것도 진짜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예전의 지구에서의 생활에 대한 향수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다. 매일 방사능 낙진에 두려워하며 감정 조절기에 의해 억지로 감정을 조절하며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살아있는 애완동물은 신분의 척도이자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정서적인 집합체가 되는 것이다. 

최첨단 안드로이드 넥서스- 6 는 인간과 매우 흡사한 외모를 지녔고 지능도 뛰어나고 인간과 흡사한 정서적인 면을 갖추고 있다. 사냥꾼 닉은 그들을 은퇴(죽음)시키기 위해 보이그드-캄프 테스트를 실시하여 진짜 인간이라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테스트를 하고 그 테스트에 한 템포 늦은 반응을 보이거나 문장 속에 숨겨진 정서적인 면을 해석하지 못하는 안드로이드를 은퇴를 시킨다. 사냥꾼 닉에게는 이러한 모든 일들이 일상적이고 하나의 일일 뿐이었다. 그저 현상금을 받으면 살아있는 애완동물을 사고, 거기서 위안을 얻고자 할 뿐이었다. 그러나 넥서스- 6 레이첼을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더 이상 안드로이드들이 기계로만 보이지 않게 되면서 사냥꾼 닉의 혼란과 갈등은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세계적인 SF 문학상의 지위에 오른 작가 필립 K. 딕은 반세기 전에 암울한 미래를 상상했다. 점점 더 과학은 발전할 것이고 인간과 흡사한 안드로이드가 출시될 것이고 인간은 과거의 노예들처럼 그들을 대할 것이고 인간과 정서적인 면이 흡사해진 안드로이드의 반란은 시작될 것이라는 상상을 했다. 작가의 상상이 현실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닐 거라는 생각에 암울한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게 될지 두려움이 느껴진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는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공존하는 세계의 암울함과 혼돈이 시각적으로 잘 표현될어 있어 책과 함께 보는 것도 좋다.  

기계와 같은 무감정의 인간과 인간의 감정을 갖고 있으며 진짜 인간의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안드로이드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인간이 살아있는 애완동물에서 깊은 애정을 느끼고 위로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안드로이드도 전기양을 꿈꿀까하는 질문을 해보게 된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세계전쟁이 일어나고 그 이후의 인간들의 삶과 안드로이드의 관계가 그려지는 암울한 미래의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두렵다. 만약 그러한 미래라면 인간은 인간과 흡사한 안드로이드에게 애정을 느끼게 될까? 그렇다면 그들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발전되어 갈까? 그들은 권리는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할까?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공존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움직이게 하며 과연 인간은, 나는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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