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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비행기 - 팝아트 소설가 죠 메노 단편집
죠 메노 지음, 김현섭 옮김 / 늘봄 / 2008년 11월
평점 :
미국 팝아트 소설가 죠 메노의 단편집 '유령비행기'에는 20편의 독특하고 흥미로운 단편들이 담겨있다. 각기 다른 주제를 담은 개성있는 단편들에는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20명의 일러스트가 죠 메노의 글을 돋보이게 해주며 소설 속 공상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죠 메노의 단편을 한 편, 한 편 읽고 나면 조금은 기분이 풍선을 한 손에 잡고 하늘을 날을 수 있다고 믿고 싶어지고 또 한 편으로는 유령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지상의 사람들의 각기 다른 각자의 서글픈 사연들이 속속들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별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늘 만나는 주변 사람들,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몽환적이고 공상적이면서도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역할을 하면서 왠지 나와 닮은 사람때문에 잠시 먹먹해진다.
한때 마음속 질투의 대상이었던 인물들이 삶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려고만 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달이 사라지고 별, 전기가 모두 사라진 밤의 암흑 속에서 길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를 위해 지도를 만드는 아들의 모습에서, 아름답고 책까지 읽는 그녀를 사랑한다면서 결코 그녀의 진짜 고민인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남자의 모습에서 조금씩 나와 닮은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20편의 단편들은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외롭고 힘들어서 나 혼자 사막 같은 곳에 남겨져있다고 느낄 때 한 편, 한 편 골라서 읽으며 죠 메노가 선사하는 기이한 현실 속 이야기에 빠져들어 볼 생각이다.